박근혜가 대학생들과 토크 콘서트를 한다는 이유로 우리 학교를 방문했다. 건국대학교 교정은 10.28 항쟁으로 독재에 맞서 투쟁한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는 곳이다. 이런 건국대학교에 유신 독재를 옹호하는 박근혜가 방문하는 것은 선배들에 대한 모욕이다. 박근혜는 지금도 투표 시간 연장을 거부하고, MBC 김재철을 옹호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는 아직도 목마르다.

박근혜는 대선 후보로서 기만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말하는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외면하면서, “국민대통합”을 외치지만 실제론 1퍼센트를 대변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의 본질을 폭로하기 위해 “노동자연대학생그룹 건국대 모임” 회원들과 함께 박근혜 방문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박근혜를 반대하는 이유를 리플릿으로 만들어 1000장을 배포했고, 대자보를 붙였다. 학내 12개 단체에 공동 항의 행동 제안서를 보냈고, 100여명의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보냈다.

많은 학우들이 우리에게 지지를 보냈다. 우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에 지지의 댓글이 많이 달렸고, 리플릿을 나눠줄 때는 자신도 박근혜에 반대한다며 구체적 행동이 언제 어디서 있는지 물어보는 학우들도 있었다. 당일 우리가 팻말 시위를 준비하고 있을 때는 한 학우가 자신이 직접 쓴 대자보를 전해주었다.

우리는 강연 30분전부터 구호를 외치며 팻말 시위를 시작했다. 한 학우는 “자신도 함께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며 우리를 응원했다. 그런데 우리가 팻말 시위를 하던 도중 박근혜 지지자들이 몰려와 “너희가 유신 독재를 아냐”며 우리의 팻말을 뺏어 찢고, 둘러싸고, 밀고, 입을 막는 등 폭행을 가했다. 나는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건국대학교에서 건국대학교 학생들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도 못하게 하는 것, 이것이 ‘유신 독재’가 아니면 무엇인가.

박근혜가 입장할 때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도 항의 시위를 했다. 박근혜는 해고 후 23명이나 죽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국정조사 요구를 무시하며 경찰을 시켜 멱살을 잡고 끌어낸 적이 있다. 박근혜는 경찰을 동원해 노동자들과 우리를 건물 밖으로 밀어냈다. 실제 강연도 ‘소통’은 ‘쇼’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학생들은 직접 질문하지 못했고, 민감한 질문들은 사전에 제외되었다. 박근혜가 이쁘니 나경원이 이쁘니 같은 역겨운 얘기 때문에 학생들은 헛웃음을 지었다.

우리의 선배들이 투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전진시켰다. 지금 우리가 싸우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다시 후퇴할 수도 있다. 말할 수 있는 자유와 노동자들의 권리는 누구도 대신 지켜주지 않는다. 11월 24일 토요일은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있는 날이다. 저항은 계속된다. 더 많은 학우들이 함께 해주시길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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