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예전에 장애인들을 위한 동아리 가날지기 김동윤(정치대ㆍ행정3) 회장을 취재한 적 있다. 취재가 진행되던 도중 김 회장은 자랑스럽게 학생회관 엘리베이터 설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동윤 회장은 “가날지기는 학우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건축대학교 교수의 자문을 얻어 대학본부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했다”며 “학생회관 엘리베이터 설치는 가날지기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가날지기만의 노력으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날지기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대학 본부에 요구했고 이를 얻어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우들은 가날지기와 다르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데에 있어 소극적이다. 이번 수강신청 서버 문제와 관련 취재를 진행하며 만난 다양한 학우들도 마찬가지였다. 취재 도중 만난 한 경영대 학우는 “수강신청에 있어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이야기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공과대 한 학우는 “매번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만큼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학우들도 이 둘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 ‘우리대학 수강신청 서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할 생각은 없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이진호(상경대ㆍ응용통계3) 학우는 “학생의 의견에 학교가 귀를 기울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학교에 요구를 하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작 대학 본부의 입장은 학우들의 생각과 달랐다. 우리대학 정보통신처 김상길 팀장은 “얼마 전 예산이 삭감되어 추가적인 서버 증설은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이 모여 학내 이슈가 되면 서버 증설이 진행될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현재로서는 실현되기 어렵지만 학생들의 목소리가 모인다면 그만큼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정보통신처는 학교 서버에 대한 학우들의 비난이 계속되자 이번 학기 시작과 함께 서버 보수 작업을 실시한 바 있다.

얼마 전 만난 KBS 안진 PD는 기자에게 “최근 대학생들은 고난과 역경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학생들의 적극성 결여를 비판한 적 있다. 학내 문제 개선도 마찬가지다. 학내 문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번거로울 수도 있고, 그 와중에 발생할 고난이 두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면 현실 개선은 그만큼 멀어져간다. 가날지기를 비롯한 여러 학우들의 요구가 아니었다면 학생회관 엘리베이터는 설치되지 못했을 것이다. 일부 학우들의 요구에 의해 학생회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듯, 다른 학내 문제점들 해결에도 학우들의 적극적인 요구와 표현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