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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부문 심사평] 끝 모를 어둠속의 불빛
김홍신 | 승인 2012.12.03 16:00

문학은 끝 모를 어둠속에서 불빛 하나가 고즈넉이 갈 길을 알려주는 외로운 등대 같은 것이다. 그래서 문학은 영혼의 불꽃이기도 하고 인생의 백화점이기도 한 것이다. 문학은 가장 치열하게 삶의 원형을 살피고 근원을 추적하는 고독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 한 줄의 글로 인간의 내면을 살피고 영혼을 담금질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세상의 존재가치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관찰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력을 갖는다.

흔히 문학을 글 짓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쉽다. 문학의 형식은 글 짓는 행위지만 문학의 본질은 인생을 고정된 틀 안에서 끄집어내는 행위인 것이다. 천사가 하늘에 있다고 생각하면 평생 천사를 만날 수 없지만 천사가 내 마음속에 있다고 생각하면 천사와 함께 사는 셈이다. 문학은 존재하지 않는 천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조적 행위이다.

이번 건대신문문화상 소설부문 응모작은 모두 17편이었다. 며칠 동안 찬찬히 읽으면서 치열한 문학정신과 담대함이 아쉬웠다. 젊다는 것은 실패할 특권이 있고 용서받을 특권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희망을 가꾸어야 할 책임도 있는 것이다. 적어도 문학을 한다면 자신을 그 안에 담금질해야 한다. 더 많은 작품을 읽고 자신을 치열하게 열정을 불살라야 한다.

응모작 중에 가려 뽑아 읽은 작품을 간결하게 평가하겠다.

<연애>는 심리묘사가 정연하고 뛰어나며 감정기복이 심한 현대 젊은이의 기질묘사가 돋보였다. 그러나 갈등구조가 약하고 감동의 폭이 얕다는 아쉬움이 있다. 전반과 후반의 상황전개의 독특성으로 가능성이 많은 작가정신을 보여주었다.
<노크소리>는 주제의 설정과 사건전개가 흥미롭고 현대병을 앓는 젊은이를 통해 삶의 무게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여자의 출연이 필연이 아니고 우연이라는 점에 흥미가 반감되었다. 서술이 정교하지 못한 흠과 사건의 작위적 전개가 아쉬웠다. 그러나 실험정신과 창의성을 높이 샀다.
<싱글사이즈>는 신혼부부가 서로의 사소한 차이로 불편해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남편을 통해 아내의 침대에 대한 애착을 정교하게 숙련된 묘사로 보여주었다. 반면 부부사이의 갈등을 통해 사랑을 숙성시키는 리얼리즘을 살려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차분하게 읽혀지는 묘미를 주었다.

그 외에도 소재가 장쾌한 <대양의 봄>, 여성의 심리묘사가 탁월한 <뜨거운 눈물>, 현실과 이상의 고뇌를 극대화한 <변태>도 눈여겨보았다. 해마다 심사를 하며 늘 수작을 단박에 선택하는 기쁨을 맛보았는데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아쉬움을 느꼈다. 아쉬움을 안고 고심 끝에 가능성을 전제로 <싱글사이즈>를 당선작으로 뽑았다. 작품을 응모한 것만으로도 젊은 가슴에 향기로운 꽃을 피웠다는 걸 알기에 모든 문학도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김홍신  kk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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