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 글을 쓰는 것을 두려워한 것이 벌써 5년이나 되었다. 그러다 친구의 소개로 건대신문 문화상을 보고 돈 백만 원에 눈이 멀어 글을 썼다. 참 속된 이유지만 그 속됨이 요즘 세상을 움직이는 힘 아니던가. 그렇게 세 시간 남짓 깔짝거려 쓴 글은 내가 봐도 참 조잡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수정도 없이 오탈자만 고친 후 메일로 보내버렸다. 그게 끝이다. 그래서 무슨 수상소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만 일단 한번 써 보겠다.

예전엔 작가를 꿈꿨던 적이 분명 있었지만 지금은 또 아니다. 앞으로 글을 다시 언제 쓸 것인가에 대한 기약도 없다. 어쩌면 이대로 평생 다시는 다른 글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상은 내게 그리 큰 의미가 되지 못하겠다. 나름 전의 수상소감들을 찾아서 읽어봤는데 그분들처럼 앞으로 더 열심히 글을 쓰란 의미로 받기도 좀 뻔뻔하고, 당최 내 글이 당선될 이유를 모르겠는데 주시니 그저 돈과 함께 넙죽 받을 따름이다. 그래도 그 와중에 찾은 의미라고 한다면야, 내가 쓴 글이 그래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라며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었다는 것과 함께 언제고 다시 또 운명처럼 내게 어떤 주제가 다가왔을 때 그것을 글로 표현함에 있어 두려워하지 않겠구나 하는 것 등이 그 의미가 될 것 같다.

병원에서 어머니 병간호를 하는 와중에 들은 소식이다. 난데없이 아들이 학교 신문 문화상에 소설이 당선되었다는 말에 어머니는 병증도 잊으시고 기뻐하셨다. 사실 그 점이 가장 감사하다. 잘 받고, 어머니와 함께 맛있는 것 많이 사 먹겠다. 과메기가 요새 제철이라던가? 상금 들어오면 구룡포 과메기나 한 박스 주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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