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신문 문화상 시/시조 부문 당선이 되었다는 갑작스런 소식에 나는 나의 귀를 의심했다. 문과대학 소속도 아닌(물론 문과대학 학생이 좋은 시를 쓴다는 법은 없지만) 한낱 공대생이 쓴 시가 우리학교 신문에 기재 되는 건대신문 문화상에 당선 될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내가 출품한 시가 당선 되었다는 것이다. 공대에서 4년 가까이 공대생의 내공을 쌓아가며 공부한 내가 이런 상을 받다니, 가끔씩 읽곤 했던 시집과 4학년 때 들었던 문학 관련 교양,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뒤척이다 새벽감성으로 가끔씩 시를 쓰곤 했던 짓들이 그래도 헛된 짓(?)들은 아니었구나 싶다. 소감문이라 하면 보통 누구누구에게 감사하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지만, 나는 그런 내용 보다는 내가 당선 되어서 참 기쁘다 라는 마음을 실컷 담아보고 싶다.

문화상에 출품한 나의 작품이 당선 되었다는 그 사실 자체로도 기쁘지만, 사실 평소에 그냥 삼키지 않고 뱉어냈던 나의 시가 누군가에게 읽혀지고 그 사람에게 그렇게 다가갔구나 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어서 참 기쁘다. 혹시나 해서 심사위원이셨던 김건일 선배님의 심사평이 있나 찾아 보았더니, 개인 블로그에 떡 하니 올려져 있는 심사평. 어떡하면 나의 느낌을 시로 잘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을 하며 썼던 시라, '이 작자가 무슨 의도로 이 시를 창작 했을까' 생각하며 읽어 주셨다는 것을 보고, 마치 김건일 선배님과 일대일 면담을 하고 난 것처럼 후련한 마음까지도 들었다. 사실, 지금까지 나는 누군가가 나의 시를 보고 소통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끔씩 썼던 시를 개인 미니홈피에 올려왔었지만 그 시들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거나 짧게 코멘트를 달아주는 이들은 드물었기 때문에 문화상에 출품할 때에도 문화상은 못 받더라도 나의 시가 어떻게 전달이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 내가 쓴 시가 어떻게 읽혀졌는지 확인을 하니 기분이 참 좋다. 게다가 나의 의도 전달도 잘 된 것 같아 더욱 기쁘다.

과제와 실험 속에서 공학화 되어왔던 나에게 이런 즐거운 경험을 준 건대신문에 감사하고, 개인 면담을 허락하여 주신 김건일 선배님께도 감사한다. 그리고 이 시의 모티프를 불러 일으켜 주신 부모님(이 시는 사실 2012년 24번째 생일에 쓰여졌다.)과 또 다른 모티프가 되어 준 여자친구 주한별 양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써 나가는 시들이 커다란 나의 소통의 노래와 숨통이 될 수 있도록 언어를 날카롭게 갈아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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