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연세대 학보사 <연세춘추>가 호외를 발행했다. 학생들의 춘추비 납부 방식이 선택제로 바뀌면서 급격한 운영난을 겪어 이를 호소하기 위해서 였다.

<연세춘추> 정세윤 편집국장은 “한 사회가 있으면 당연히 그 구성원에게 소통의 장이 되는 언론이 있어야 하는데 대학 사회에서는 그것을 학보사가 중심적으로 맡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학보사는 대학사회의 공공재인데 이번 사태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이 섭섭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의견들을 묵살하고 대학본부 측은 학생기자들에게 ‘효율적인 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연세춘추의 정종문 주간교수는 “학생이 재정적인 면을 책임지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광고 수주를 위해 발로 뛰는 것은 기자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본부 지원이 없다면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임을 덧붙였다.

연세대 학우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동아리 홍보를 하고 있던 두 명의 학우에게 다가갔다. “연세춘추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 학우는 "얘는 할 말 많을 거에요"라며 다른 학우를 가리켰다. 그 학우는 “같은 동아린데 왜 우리가 낸 등록금에서 지원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그 학우는 “학보사는 동아리가 아니고 공식적인 학교 기관이다”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학보사가 동아리가 아님을 알게 됐다. 또한 “춘추가 매년 1억이 넘는 임대료를 본부에 내고 있다”라는 말을 듣고는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으로 “그건 좀 아닌데…”라며 처음의 태도와는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렇듯 연세대 학우들은 춘추의 백지 발행 사태에 대해 아는 부분이 별로 없었다. ‘할 말이 많은 친구’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사만 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학보사는 학생 권익 향상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예를 들어 지난해 9월 10일에 발행된 <건대신문> 1273호 야누스에서는 기숙사 매트리스의 열악한 위생 상태에 대해 다뤘던 적이 있다. 이후 기숙사에서는 매학기 침대 매트리스 청소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며 그 사실은 그 바로 다음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 기자들은 수업과 취재를 병행하며 “우리가 아니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밤을 새며 기사마감을 한다. 그렇게 힘들게 신문을 내면 발빠르게 가져가 꼼꼼히 읽는 것은 교직원이다. 우리 학우들의 교내 언론에 대한 관심도는 어느정도일까. 학우들이 침묵하고 외면하면, 학내 언론은 죽는다. 학내언론이 죽는다면 본부는 물론이고 학내 자치단체들을 감시하는 역할은 누가 하게 될까. 과연 학우들의 주권이 제대로 설 수 있을까?

저는 건국대학교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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