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법인이 딱하다. 법인 사무국은 최근 있었던 ‘건국학원 정상화를 위한 범 건국인 대책위원회’(범대위) 기자회견에 대해 반박했지만 범대위가 제기한 문제에 명쾌한 답변이 부족하다. 더군다나 범대위의 문제제기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대학의 평판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법인은 제대로 된 대안은 커녕 ‘앞으로 잘 될거다’란 낙관적 발언만 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부채의 자산잠식가능성이다. 수익사업회계의 총 자산은 늘어났지만 부채로 쌓아올렸다는 것이 범대위의 주장인데 법인은 부채에 대한 답변을 않고 있다. 오로지 상환을 유예하고 경영개선을 통해 정상화하겠다는 일률적인 대답뿐이다. 또 법인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평균 240억원씩 법인 대학에 제공해왔는데 올해는 단 108억원만 지원한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이 지원도 순전히 빚으로 전입금을 만들어낸다고 비판했지만 법인은 “수익사업 회계상 수익으로 구성해 문제없다”란 말만 반복하고 있다. 결국 “자산을 팔고 생긴 수익금과 각종 빚으로만 상아탑을 세우고 있다”란 범대위의 주장에 50점짜리 반박밖에 못하는 셈이다. 학교 법인은 범대위 발족부터, 매 행사마다 학교 경영은 괜찮고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 답해왔지만 개강 후 한 달, 이제야 수익사업체의 기둥이 부채란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대학 법인이 스타시티 사업을 통해 대학발전의 기반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범대위의 주장을 보면, 이런 성과가 ‘부채’로 포장되었다는 의혹을 벗기 어렵다. 법인은 스타시티사업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쥐었다. 특히, 더 클래식500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당초 예상보다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법인은 매년 교육부가 정한 법정전입금에 해당하는 연 100억원 정도는 빠짐없이 대학에 보내고 있다. 경기 불황 때문에 수익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빚을 내서라도 대학에 법인전입금을 보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대학의 갈등은 교육부특별감사신청 기자회견에서 제대로 폭발했다.

현재까지 법인은 수익사업체가 난항이라는 범대위의 주장을 일부는 인정하고 일부는 부정하는 방식으로 얼버무리고 있다. “물론 지금은 힘들지만 앞으로 흑자를 낼 수 있다”는 발언은 특히 그렇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법인은 우선, 범대위와 총학생회의 주장에 대한 명확한 입장발표를 해야 한다.

또한 경영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실상을 밝히고 이에 대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당연히 수익사업 난항의 원인을 단순히 ‘경기불황의 문제’로 둘러대면 안된다. 법인은 경기 불황속에서도 여러 우려에도 수익사업을 계속해서 확장해왔기 때문이다.

명문대학 진입은 구성원들과의 이해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 사태를 두고 학내외로 벌어지는 갈등 때문에 연일 우리대학의 브랜드 가치는 날로 떨어지고 있다. 경영난이 외부에 드러나 명문대 진입이 늦춰진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반박보다는 허심탄회한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우리대학 구성원들은 수익사업에 대해 많은 의문을 품고 있다. 묵묵부답과 낙관적 발언은 구성원들의 신뢰를 갉아먹고 또다른 갈등만 키워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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