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언급하는 교육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인간성을 함양하고 사회성을 기르는 것으로서의 교육’과 ‘스펙을 쌓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교육’의 두 가지이다. 전자는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할지 고민을 던져주고 자유와 평등과 같은 우리의 권리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던져주는 것으로서의 교육을 말한다. 반면 후자는 일렬로 줄세우고 기업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뽑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2013년 현재, 한국 교육은 학생을 시민으로서 성장시키는 경로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정은 수능 성적을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모 사교육 기업의 광고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교육은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오히려 더 좋은 미래를 위해서 당장 영어 단어를 하나 더 외우길 요구한다. 민주주의 사회속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배울 기회는 마련되지 못한다. 대학은 말할 것도 없다.

송희영 총장은 취임 이후 교육 비전으로 PRIDE KONKUK 2016을 제시했다. 2016년 안에 국내 5대 사학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한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건국대 학생들의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비교 우위를 가지는 학문을 특화시키는 등 성과 중심적인 행정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이미 ‘취업 사관학교’로 전락한 대한민국 대학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1979년, 파올로 프레이리는 『페다고지』에서 자신과 세계의 관계를 깨달을 수 있는 인간 해방으로서의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현재 체제에 순응하도록 하는 교육만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아이들이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을, 돈을 최대한 많이 쟁취하는 것만을 인생의 목표로 삼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30년이 지난 오늘날의 대학은 어떤가. 송희영 총장이 제시하는 대학의 비전은 어떤가. 사회 불안이 극단으로 치닫고 개인 간의 갈등과 충돌이 첨예한 한국 사회 속에서 대학의 사회적 책임은 단순히 유능한 졸업생 육성을 넘어 사회적 문제들을 민주주의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인재를 만들어내는 것이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공공성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따지는 PRIDE KONKUK 2016이 자랑스럽지만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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