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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의 필요성
건대신문사 | 승인 2013.04.02 20:38

재일교포 2세인 일본 도쿄 대학 대학원 강상중 교수는 살아야하는 이유에서 중세사회와 현대사회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세사회에는 종교를 중심으로 삶의 표준이 정해져있고, 철저한 계급사회였다. 삶은 신과 연결되어있고, 신이 만든 질서를 따르면 됐고, 계급사회안에서 나름의 질서를 지키면 복잡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었다. 일부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선택이란 것을 하는데 복잡하게 머리를 쓸 일은 없었다. 태어나는 순간 그 사람이 살아갈 길은 대부분 정해지고, 실제로도 그렇게 살다가 죽었다. 그런데 현대사회로 넘어와 자본주의적 자유경쟁체제에서 사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야만 하게 되었다. 세상이 세속화가 되면서 개인의 신념에 따라 무엇을 믿던 자기가 책임만 지면 되는 자유가 주어졌다. 신과 계급이 없어진 세상에서 모든 사사로운 것들을 하나하나 개인이 책임지고 선택을 하고, 또 자기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것 또한 개인의 몫이 되어버린 세상은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고 강상중 교수는 주장한다.

이는 대학 신입생들이 겪는 불안과 방황과도 일맥상통한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정해진 대로 공부하고, 대학입학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리기만 하면 됐다. 명료하고 단순한 삶이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하면 수강신청부터 자신의 판단에 의해 해야 한다. 밥을 먹는 것도, 친구를 사귀는 것도, 공부를 하는 것도 모두 자신이 혼자 결정을 하고 거기에 따른 책임도 직접 져야만 한다. 더욱이 지금의 대학사회는 인간사이의 연결점이 끊어져 버리기 쉽고 파편화되어 동아리, 학과, 선후배 사이의 관계망으로 받쳐주던 힘도 미약해진 상태다. 그러니 더욱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재의 신입생들이다. 사실 재학생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쿨을 기조로 살고 있고, 누가 자신을 간섭하는 것이 싫고 개인주의적 삶을 지향하는 현대인에게 자유는 축복이기도 하지만 어떨 때에는 큰 책임감으로 짓누르는 부담이 되기도 하고, 지나치게 자잘한 부분까지 혼자 결정을 해야하는 데에서 오는 에너지의 낭비를 가져와 정신적으로 지쳐버리게 될 위험이 있다.

어찌할 바 몰라 혼란을 느끼다가, 또는 쉽게 지쳐버리면서 대학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캠퍼스에서 사라져버리는 학생들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수, 재수, 편입이 일상화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애써 찾으려 하지 않는 학생들의 풍토도 여기에 일조하고 있다. 이런 큰 세태의 흐름속에 방향을 잡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기 위해서는 대학 당국과 재학생들의 세심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는 네트워크 프로그램, 동아리 활동에 대한 적극적 지원, 학생생활 상담의 활성화가 체계적으로 갖춰져야 할 것이다. 더욱이 늘어나고 있는 우리학교안의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적극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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