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보건복지부와 대한 적십자사는 우리나라에서 헌혈을 한 인구수가 4년째 전체 인구수의 약 5%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헌혈을 여러 번한 사람도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헌혈에 참여한 사람의 수는 17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건대입구역 헌혈의 집 문진 간호사는 “평일 평균 65명, 주말 평균 100명 정도가 방문한다”며 “방학 기간엔 혈액이 부족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인공장기로 그 기능을 대체 할 수 있는 보청기나 인공심장, 인공 폐와는 달리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은 만들지 못했다. 서울 아산병원 내과 최광현 선생은 “오래 전부터 세계적으로 혈액 부족을 대비하기 위해 인공혈액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혈액과 똑같은 인공혈액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혈액은 여러 성분이 들어있는 매우 복잡한 혼합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혈액을 대체하기 위한 많은 기술들이 개발돼 왔지만 개발된 기술들은 혈액의 부분적인 기능만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적혈구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적혈구 대체물’이나 산소만 운반하는 ‘인공 산소 운반체’ 등이 있다. 최 선생은 “의학기술이 매우 발달한 현대에서도 혈액의 부족한 양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은 헌혈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헌혈을 통해 얻은 대부분의 혈액들은 수혈용으로 병원에 공급되지만 혈액은 병원뿐만 아니라 연구실에서도 필요하다. 혈액관리본부 헌혈진흥팀 관계자 김형성씨는 “헌혈로 인한 대부분의 혈액들이 병원으로 수송되고 나면 연구에 필요한 혈액들은 터무니없이 부족해 외국에서 수입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 예로,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알부민과 글로불린등과 같은 단백질이 필요한데 이러한 단백질이 들어있는 혈장은 주로 외국에서 수입된다. 만약 혈액을 외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자급자족해 쓰려면 헌혈하는 인구수가 전체 인구수의 약 6%에 도달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필요한 만큼의 혈액이 공급되고 있지 않으며, 헌혈을 하는 사람만 계속 한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헌혈을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한 시민은 “헌혈을 하면 에이즈나 기타 질병에 감염된다는 소문을 들어서 헌혈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복무를 한 김우주(28)씨는 “말라리아 위험 지역인 파주에서 군복무를 마친지 2년이 지나지 않아 헌혈 부적격자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며 “제한 기간인 2년이 지나고 나서야 헌혈을 할 수 있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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