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학생회관(학관) 화재 발생 후 학관 출입이 제한됐다. 직접적인 피해는 문방구에서 그쳤지만 화재로 인한 그을음과 먼지 그리고 냄새 때문에 학관 내에 전체적으로 간접피해가 컸다. 1층에서 영업을 하는 신한은행, 학생식당, 우체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은행은 청소 및 공간 확장을 하기 위해 대회의실을 대체공간으로 대여해달라고 대학본부에 요청했다. 이후 학생지원팀과의 대회의실 대여 회의도중 사단이 났다. “ 대회의실 대여기간을 9월말까지 연장하려면 학생들이 미리 잡아놓은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학생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는 학생처 관계자의 말에 신한은행 박영호 지점장은“그럼 쥐어 패”라고 농담조로 받아쳤다. 이에 대해 박 지점장은 “주 고객층인 학생과 교직원을 위해 환경개선을 하려고 학교 측에 부탁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진심으로 했겠느냐”고 해명했지만 학생들도 은행의 고객이란 측면에서 이 같은 발언은 상당히 문제가 됐다.

신한은행 역시 이번 화재로 인해 큰 손해를 봤고 고객 불만이 계속 접수되는 상황에서 리모델링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인 회의자리에서, 학생들을 대하는 부처직원에게 학생을 목적어로 “쥐어패”라고 발언한 것을 단지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3년 전, 강용석 전 국회의원은 말실수로 큰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강 전 의원은 아나운서를 희망하는 대학생 20여명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해”라고 농담조로 말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분개했고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명예훼손으로 강 전 의원을 고소하기까지 했다. 중앙동아리의 한 학우는“신한은행 리모델링 협조를 위해 한 달 전부터 신청한 대회의실도 취소했는데 그런 취급을 받으니 정말 불쾌했다”고 전했다.

학생고객이 왕은 아니지만 가볍게 볼 수 있는 대상은 더욱 아니다. 지점장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해“그런 뜻이 아니다, 가볍게 웃고 넘기는 상황이었다”며 급급히 해명만 하다가, 총학생회에서 대자보를 붙이고 나서야 사과문을 발송했다. 과연 그 사과문이 무엇이 잘못이었는 지 알고 진심으로 하는 사과일지는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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