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대 구성원“건축의 기본은 기존 건물에 대한 배려”

새천년관과 건축관 사이에 지어질 가칭 부동산학관 신축을 둘러싸고 건축대학과 문과대 일부에서 신축건물의 설계 및 위치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고 있다. 부동산학관은 지난 해 2학기에 한 익명의 기부자가 부동산학관 신축을 전제로 30억을 기부하면서 건축에 들어가게 되었다. 부동산학관의 예상규모는 연면적 2200평, 지상 7층이며 내년 10월을 완공 예정으로 목표하고 있다. 관련한 건물 설계시안은 이미 나온 상태다.

▲ 건축대 앞 플랜카드 ⓒ 김혜민 기자

하지만 신축될 부동산학관과 건축관 사이의 거리가 5미터 정도로 근접해 있어서 건축대학 교수들과 학생들이 공개적인 반대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건축대와 건축전문대학원 학생회 등은 “등록금 외에 햇빛 값도 더 내야하냐”며 이번 부동산학관 신축과 관련 대자보와 현수막을 붙인 상태다. 건축대학의 교수와 학생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건축대학건물의 채광과 환기문제이다. 모영호(건축대·건축공학4) 건축대 부총학생회장은“학생들은 부동산학관이 건축관과 맞붙어지어진다는 것을 개강 이후에 알게 됐다”며“그렇지 않아도 건물 뒤편에 구의중학교 운동장이 있어 3층까지는 옹벽에 막혀있는데 앞까지 막는 것은 너무 많은 불편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 모영호 건축대 부학생회장은 "건물 뒤편에 옹벽이 있어 3층까지 막혀있는데 앞까지 막힌다면 너무 큰 불편을 초래한다"고 호소했다. ⓒ 김혜민 기자
▲ 지금도 건축관 뒷 건물은 앞 건물에 막혀서 햇볕이 잘 들지 않는다. 건축대학 구성원들은 부동산대학원 공사가 진행되면 채광 문제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 김혜민 기자

건축대학의 한 관계자는 대학본부 측이 건축대학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절차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부동산학관 신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추진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라며“학교에 설계도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건물 사이의 간격을 기존에 설계된 2m가량에서 5m 정도로 늘린 것뿐이었다”며 안타까움을 밝혔다. 또한“건축의 기본원칙은 기존 건물에 대한 배려”라며“이번에 본부에서 가져온 부동산학관 설계는 전혀 그런 원칙을 고려하지 않은 듯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장훈 시설팀장은 “건축대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지만 또 다른 당사자인 부동산학과 쪽의 얘기도 들어 절충안을 찾아야했다”며“수정안의 내용이 현실적으로는 여의치 않은 부분이 많아 건축대의 입장도 최대한 수렴한 것이 지금의 설계안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장 시설팀장은“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구관에는 부동산학관이 지어지는 쪽에 복도가 있고, 강의실은 이미 옹벽과 맞닿아 있는 곳에 있어 지금과 달라질 것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 늦은 2시임에도 불구하고 햇볕이 들어오지 않아 강의실 안이 어둡다 ⓒ 김혜민 기자

한편, 문과대학 학생회도 부동산학관 신축공사에 따른 불편을 우려하고 있다. 이상헌(문과대·영문3) 문과대 부비상대책위원장(부위원장)은 “관재처에서 부동산학관 신축 문제로 공사 자재 야적장 및 현장 사무소 설치를 목적으로 문과대 뒤뜰을 1년간 사용하겠다고 공문을 보내왔다”며 “시공업체 입찰이 오는 4일이라는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미 대부분의 결정은 다 내려진 것 같은데 마지막에 학생들에게 통보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 시설팀장은 “문과대 연구동 신축 당시에도 건축관 쪽으로 자재를 놓았던 적이 있다”며 “문과대에서도 협조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부동산학관이 들어설 건축관 앞 마당 주차장 ⓒ 김혜민 기자

▲ 낮2시, 햇빛이 가장 밝을 때에도

    형광등을 켜야만 하는 강의실

▲ 형광등을 껐을 때의 강의실

 

 

 

 

 

 

 

▲ 작업실 역시 채광이 부족해

    항상 형광등을 켜야 한다.

▲ 대낮에도 형광등을 켜지않으면

    깜깜해지는 작업실

 

 

 

 

 

 

 

"공사 기간 1년 동안 문과대 뒤뜰 사용하겠다”1주일 전 통보

이 부위원장은 “원래 문과대에서 사용하던 공간을 1년 동안 사용할 수도 없고, 공사 때문에 소음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며 “과 대표자들과 회의를 해보고 본부와 충분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공문부터 내려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장 시설팀장은 “공사 진행은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우선 협조 공문을 보낸 것”이라며 “추후 문과대 학장이나 행정실장을 통해 문과대 학생 대표자들도 대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송희영총장은 지난 1일 교무위원회 석상에서 “우리대학이 넓은 캠퍼스를 갖고 있지만, 실제 건물을 짓고활용할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다. 대학 내 공간은 특정 단과대학의 소유가 아니라 모두의 공간이다. 대학발전의 큰 틀에서 이해해주길 당부”했다.

▲ 건축대학과 신축 예정인 부동산대학원 조감도 ⓒ 김혜민 기자
저는 건국대학교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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