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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부는 '제노포비아 광풍'
김현우 기자 | 승인 2013.10.02 21:25

 얼마 전 건대입구역 근처에서 노래방 주인이 살해당한 일이 있었다. 금요일 밤애 벌어진 사건이라 그런지 사건장소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이 일은 조선족이 한국인을 죽였다로 포장돼 SNS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러나 사람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정작 범인은 육군 탈영병인 것으로 결론 났기 때문이다.

지난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두고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SNS 유저가 자신의 페이지에 조선족 여성이 건대입구역 술집에서 남자를 홀려 인신매매를 위해 납치를 벌이고 있다고 올린 것이었다. 이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퍼져나갔지만 정작 광진경찰서는 그런 신고를 받은 적도 없었고 최근 반년동안 조선족이나 화교관련 범죄는 없었다고 밝혔다.

몇몇 단체들은 인체의 평균 매매가가 18억원에 이른단 이야기와 영화 공모자들의 영상, 납치 장면이 찍힌 CCTV영상을 활용해 UCC를 만들어 유포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의 장기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진실인양 포장해서 올리는 건 기본이다. 중국이 애초에 사형수 장기적출이 가능한 국가고 장기매매에서 장기공급이 안정적이단 이야기는 쏙 빼놓고 말이다. 정식 병원을 통해 장기이식을 받는 시장과 납치를 통한 암시장, 두 시장 중 어떤 곳에 안정적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저들의 이야기는 허언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외국인혐오는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대중들은 이런 괴담수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외국인을 멀리하려한다. ‘부녀자와 어린아이들을 위협하는 조선족을 쫓아내라부터 일자리 뺏는 외국인 노동자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그들이 한국인이 일하려 하지 않는 3D업종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소수민족에 대한 혐오가 발생하게 된 원인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우리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돈 벌러 한국에 왔다는 생각이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로 이어질 수도 있고 각종 소수민족에 대한 미디어 영향이 일수도 있겠다. 혹은 경제성장에 따라 서구적 생활을 열망한 한국인들의 탈아입구적 발상이라 지적한 이들도 있다. 백인들에 대한 혐오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백인 수배범 영어강사 문제가 사회 표면에 드러난 적이 있음에도 말이다.

제노포비아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세계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서로의 교류는 많아지고 있다. 이는 다문화시대를 거부한다하더라도 피하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을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고 예비범죄자로 바라보는 시선은 엄연한 차별이다.

제노포비아로 비롯된 인간성 상실을, 우리 두 눈으로 봐왔고 일제강점기 시절, 관동대지진 사건을 통해 몸으로도 겪었다. 경제도 선진국, 교육수준도 높은 대한민국에 제3세계 국가만도 못한 외국인 혐오는 정말이지 희극적이다. 외국인혐오의 상처를 잘 아는 민족이 또다시 다른 외국인들에 상처를 주고 있다.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살고 다른 역사를 지닌 민족에게 사랑을 줄 수는 없다지만 그들을 바라볼 때 최소한 범죄자로 보는 눈길은 이제 제거해야하지 않나. 스스로도 인간적인 대접을 원한다면 말이다.

김현우 기자  withtmac@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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