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김진규 전 총장은 학내 구성원들과의 의사소통을 중요시하지 않고 독단적인 리더십을 펼쳐 결국 학내 구성원들에게 외면받고 쫓기듯 총장직에서 사퇴했다.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그를‘개혁세력’이라고 추켜 올렸지만 대다수의 구성원은 그에 동의하지 못한 것이다.

“햇빛 값도 더 드려야 하나요”
부동산학관 신축을 건축관 앞마당에 하겠다는 학교의결정에 건축관 구성원들이 외치고 있는 구호다. 건축대 앞에 불과 5m가량의 간격을 두고 들어서는 부동산학관의 신축 문제를 두고 건축대 학생회는 물론 건축전문대학원 학생회, 교수들까지 채광, 환기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건축대 교직원은“부동산학관이 들어서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다만 건축관 앞에 건물을 짓는 만큼 건축관과의 조화는 물론 그 구성원들의 의사도 건물의 설계에 반영이 돼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된다”며 본부 측이 건축대 구성원들과 충분한 의사소통 없이 신축공사를 추진하려는 데에 섭섭함을 표했다. 건축대 3층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한 무리의 학우들은 부동산학관 신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부동산학관이 들어온다고 얼핏 듣기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 들어온다고는 상상도 못했다”며“안 그래도 채광과 환기가 안돼서 답답한데 그나마 햇빛이 들어오던 방향에 불과 5m를 남기고 건물을 짓는게 말이 되냐”며 부동산학관의 설계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건축대 구성원들은 부동산학관의 신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해 당사자인 자신들의 의견이 부동산학관 설계 과정에 있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에 있어서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이다. 지난해에 겪었듯 구성원 간 소통의 문제는 대학의 수장을 바꿀 수 있을 만큼의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대학 본부에서는 아직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 2008년 EU문화정보학과와 히브리·중동학과의 폐지를 결정할 때도 그랬고, 동생대 교비장학 폐지를 결정할 때까지 학우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려는 노력은 누가 봐도 부족했다.

과감한 혁신과 독단적인 리더십은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른다.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으면 혁신이나 개혁으로 불릴 수도 있고, 받지 못하면 독단적인 리더십이 된다. 구성원들의 원활한 소통이 우리대학의 미래를 향한 도약을 위해 중요한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저는 건국대학교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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