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책임전가”VS “졸업예정자에 대한 취업지원제도 마련하겠다”

초과학기 등록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학본부는 대외지표, 교육과정 운영 등의 이유로 수업연한 초과학생 감소시키기 위해 학사제도를 변경했다. 변경된 제도는 다음 학기부터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된다. 올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은 16위를 기록했는데 세부 항목 중 교수 당 학생수 지표가 포함되는 교육여건에 대한 부분은 56위에 그친바 있다.

김신동 학사지원팀장은 “대외지표의 하락도 문제겠지만 교과과정에 있어서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도 큰문제”라며 “초과학기 등록자가 많아져 학생들이 누적되면 4년 기준으로 짜여진 교육과정의 유연한 운영이 힘들다”고 말했다. 시간에 따라 교육과정을 변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고학번 미졸업자가 많아지면 그들을 위한 강의를 계속해서 개설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초과학기 등록을 하는 세가지 유형에 따라 각기 다른 대책을 세워 학생들이 졸업요건을 충족시키면서 학사과정을 따라갈 수 있게 유도했다”고 밝혔다. 초과학기를 등록한 이유를 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논문미제출이 1,487명 중 60%인 899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학점부족 505명(34%), 졸업연기 83명(6%)으로 뒤를 이었다.


무엇이 바뀌나?

논문 미제출 및 졸업연기신청에 대해서는 △지도교수와 면담 △논문미제출 사유서 작성 △졸업논문 성적표기 △졸업연기 횟수 제한 △수강신청 의무화 등의 방안이 마련됐다. 8학기 초 지도교수와 면담을 통해 진로 설정을 하고 졸업연기 신청 및 논문 미제출 시 반드시 지도 교수와 면담한 후 사유를 기재한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8학기부터 졸업학기까지 학기마다 0학점의 ‘졸업논문’교과목이 수강내역에 포함된다. 논문 합격여부에 따라 성적증명서에 P/N으로 표기해 8학기에 졸업요건을 갖추어 놓을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졸업 이후에는 성적 증명서에 기재된 졸업논문 N(Non-Pass) 교과목을 모두 삭제해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에 대한 불이익을 없도록 한다. 또 졸업요건 충족 후 졸업연기 횟수를 최대 2회, 두 학기로 제한했다.

또한 현 제도에서 초과학기 등록자 중 논문 미제출자는 수강신청을 하지 않아도 됐으나 변경된 제도에서는 모든 초과학기 등록자가 1과목 이상 수강신청을 하고 수강 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 납부해야 한다. 1과목을 수강할 때에는 등록금의 1/6를 납부하면 된다.

학점부족자에 대해서는 취득학점 포기제도가 학점포기 기간과 포기가능학점을 이전보다 축소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취득학점포기 기간은 계절수업 등록 이후로 변경됐다. 계절학기를 등록해야만 포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기적으로만 계절학기 등록 이후로 미뤄진 것이다. 기존에는 학점 포기 후에 휴학을 할 수 있었는데,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취득학점을 포기함으로써 수업연한을 초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취업 및 대학원 진학 등을 고려해 8학기 이상 재학생은 학기 초에 1회를 추가해 실시한다.

포기가능학점 또한 변경됐다. 학기별 수료학점을 초과한 학점만 포기 가능하도록 적용된다. 단과대 별로 학기별 수료인정학점이 있는데 해당학기별로 자신의 취득학점이 그것을 초과해야 포기할 수 있도록 변경된 것이다. 취득학점은 지난학기까지의 총 취득학점, 현재 수강신청학점, 계절수업 수강 예정학점을 합한 것으로 계산하면 된다. 이렇게 계산한 학점에서 해당 단과대의 학기별 수료인정학점을 뺀 그 초과분만큼만 학점포기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만약 그 초과분이 수강신청 한도학점을 넘는다면 기준은 최대 수강신청 한도학점이 된다. 김신동 팀장은 “무분별한 학점 포기를 제한하고, 저학년부터 졸업에 필요한 학점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학우들 불만은 높아

학사지원팀 이민경 선생은 “학점포기 데이터를 보면 한번에 1~6학점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다”며 “제도 변경으로 제한이 생겼다는 부담감이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크게 달라진 점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이런 제도변경 외에도 인재개발센터와 협력해 취업프로그램도 만들어 학생들이 졸업요건을 관리하며 취업준비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선생은 “실제로 졸업 직후에 취직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을 비교했을 때 빠르게 졸업하고 취직하는 학생들의 취업결과가 더 좋았다”며 “학생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우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익명의 화학공학과 학우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면 나 같은 경우 벌써 2년을 다녔는데 갑자기 학사제도가 변경되니 당황스럽다”며 “유예기간이라도 두고 제도가 변경되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토목공학과에 다니는 한 학우는 “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데 갑자기 제도가 바뀌어서 불이익을 보게 되는 학우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 본부가 제도를 수정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덧붙여 “만약 제도를 바꿀 의향이 없다면 계절학기 강좌수를 최대한 늘리거나 이 외에도 다른 여러 방안을 함께 세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는 건국대학교 학생입니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