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이제 4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학우들에겐 하나의 숙제가 남아있다. 다음해 학생사회를 이끌어갈 총학생회 선거가 바로 그것이다. <더 청춘>, <열혈 건대> 선거운동본부는 지난 12일부터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학우들의 ‘한표’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평소 선거보다 눈에 띈 것이 있었다. 양 선본 정, 부 후보들이 입후보를 위한 추천인 서명을 받으러 다니면서“학교의 무엇을 바꾸고 싶습니까”,“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일일이 묻고 다닌 것이다. 자신들이 직접 “이러한 공약을 실현해 보겠습니다”라고 외쳤던 기존 선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지금까지의 선거양상이‘나 아니면 안된다’라는 ‘엘리트주의’였다면 대중의 요구를 듣기 원하는‘대중주의’로 돌아선 모양이다.

대중주의는 결코 인기영합주의, 속칭 ‘망국적 포퓰리즘’이 아니다. 오히려 직접 일반 학우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공약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 학우들이 주도적으로 학생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닦아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겠다. 물론 이런 공약들이 지켜져야겠지만 말이다.

지난 제45대 <낭만건대> 총학생회는 이러한 대중주의가 총학생회에서도 가능하다는 점을 어느 정도 보여주었다. 매번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록을 SNS와 학내커뮤니티에 게시하고 총학생회 업무상황을 계속해서 보고해왔다. 평소 총학생회에 관심이 없던 학우들도 총학생회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며 소식을 받아보고 있다. 또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모으고 이를 공약에 반영하는 등의 모습도 보여줬다. 평소 운동권, 비운동권으로 나뉘어있던 우리대학 총학생회 선거판에 불어온 새로운 바람이었다. 근 5년간 총학생회 중 가장 잘했다란 평가를 받을 정도니 말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학우들의 ‘근본적 문제해결’과는 거리가 있었다. 학생들의 인권, 수업환경개선은 교직원 설문조사와 냉난방기 개선으로 그쳤다. 수업개설과 교원 신규채용 등도 있었지만 이는 대학본부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했다.

대학생과 뗄 수 없는‘등록금 인하’공약도 지켜지지 않은 채 총학생회장의 사죄문으로 마무리됐다. 학기 시작 전부터 1만6천배, UCC, 타대학 총학생회와 연대를 통한 정책제안 등의 노력도 있었지만 너무나 아쉬운 마무리였다. 그래도 <낭만건대> 총학생회는 학생사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학우들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학내에서의 더 큰 담론을, 아젠다를 가져올 수 있단 점을 말이다.

이제 <낭만건대> 총학생회는 막을 내린다. 바통을 이어받을 양 선본은 추천인서명 때부터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의 선거는 오는 28일, 그 결과가 드러날 예정이다. 어떤 총학생회가 당선의 기쁨을 누릴지 모르겠지만 수직적 위계구조에 매달리는 엘리트는 결코 당선될 수 없을 것이다. 일반 학우들의 주도적인 참여로 이뤄질 제46대 총학생회의 ‘낭만적 포퓰리즘’을 기대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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