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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장안벌에 낭만을 불러왔는가?“기본적인 것이 충족될 때 진정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김혜민 기자 | 승인 2013.11.28 16:05

우리대학 총학생회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 학우들이 뽑은 대표 대의기구다. 대학내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총학생회의 이상적인 역할’에 대해 △대의기구(79%) △복지기구(16%) △축제운영기구(3%) △정치지향기구(2%) 순으로 꼽았다.
지난 11월 22일, 4천 507표를 득표해 2013년도 제45대 총학생회로 당선된 <낭만건대>. 올 한해 우리대학 학우들과 함께한 제45대 <낭만건대> 총학생회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을까?
“기본적인 것이 충족될 때 진정한 낭만을 즐길 수 있다”는 안재원 회장의 말은 이러한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기획에서는 낭만건대가 학우들에게 어떻게 인식돼왔는지, 좌담회를 통해 평가해보고자 한다.

좌담회 참석자: 금준경(문과대・커뮤니4), 이종형(경영대・경영2), 정진규(생환대・분생공4)

제45대 <낭만건대> 총학생회의 임기기 끝났다.
우선, 대학의 총학생회의 이상적인 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 총학의 역할 중 주된 것은 학생의견, 불만을 취합해 학교에 제시하는 것이다. 학생 개인이 직접 얘기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총학생회가 그런 학우들의 의견 전달을 활발히 해야 한다. 더 나아가 대학은 수만 명이 모여 있는 집단이기에 사회에 충분한 영향력을 가진다. 때문에 대학생과 관련된 사회 사안에 대해서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금: 크게 학내 여론수렴과 의제설정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있어서 학내, 외에 국한되지 않고 해야 한다. 학내의 복지문제, 등록금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구조나 정치, 정책적인 것을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총학생회들과 비교했을 때는 어떤가?

정: 총학생회의 존재감은 확실히 살린 것 같다. 입학하고 나서 이렇게 까지 존재감이 큰 총학은 없었다. 매년 ‘뭐하는 애들이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군지도 기억이 나지 않고. 하지만 낭만건대는 학우들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고 행사도 많이 해서 ‘아 총학이 존재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학생회장의 깔끔한 정장차림이 기억에 남는다. 낭만건대가 우리 기억 속에 저장된 만큼 우리도 그들에게 관심과 기대를 많이 가졌다. 그렇기에 비판할 점도 많은 것 같다.

금: 입학 이후로 총학생회장 얼굴은 물론이고 말투까지 기억이 나는 건 처음이다. 총학생회를 정말 잘 뽑은 건 맞다. 최근 3~4년 내에 당선된 총학생회 중에 가장 열심히 했다. 대표기구로서 우리를 대변하고 ‘학우들을 위해서 항상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총학생회의 모습을 앞으로 어떻게 이어나가고, 또 키워나갈지가 미지수다.

의견수렴, 설문조사. 반영을 했는지 했으면 얼마나 잘 반영했나?
금: 국정원 대선개입 시국선언의 경우 타학교는 대의제로 선출됐다는 이유로 의견 수렴절차도 거치지 않아 오히려 내부 반발이 일어났는데, 우리는 포탈 및 오프라인 설문조사 통해 적극적으로 여론을 수렴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확실히 절차적인 민주주의는 확보됐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매번 설문조사를 하는 것을 보고, 오히려 대표자가 너무 여론의 눈치를 보고 움직이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소통보다는 단순 여론수렴 절차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것 같다.

이: 총학의 결정은 곧 건국대 학생들의 결정이기 때문에 학우들의 의견을 물어본 것은 잘했다. 하지만 하고 나서 결과가 효과적으로 전달이 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설문은 많이 했는데 어떻게 됐는지에 대한 결과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

정: 학생과 학교당국에 비전, 목표를 제시하는 것 보다는 단순한 의견 취합과정만 존재했다. 때문에 총학의 생각이 무엇인지, 정체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예를 들어 이석기 사태와 국정원 규탄 대자보를 동시에 걸어놨었는데 어떻게 보면 그 두 가지 사안은 문맥을 같이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여론의 입맛에 맞는, 다수결에 의해 정해진 내용을 걸어놨구나’ 생각했다. 훌륭한 중재자라고는 생각했지만 리더라는 느낌은 없었다. 여론조사를 했으면 그 결과로 총학의 생각과 여론의 절충안이 나왔어야 했는데 단순히 여론에 대한 결과만 걸어 놓은 것 같았다.
SNS 활용 면에 있어서는 훌륭했다. 매번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를 알림으로써 학우들의 피드백을 받았던 것 같다.

금: 이번 총학생회 임기때 총여학생회가 폐지됐는데 이건 성평등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학내 중심단위를 없애는데 의견수렴이 잘 안된 것처럼 보였다.

대동제, 성신의 예술제 등 축제 및 이벤트는 어떠했나?

정: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아싸가 되는 시대에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뭉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 그런 소통의 장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그쪽으로 신경을 더 썼다면 학생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을 것이다.

금: 이벤트 오락기능이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이벤트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 대학문화가 실종되는 상황에서 기성세대 게임, 클럽문화를 가져왔지만 우리학교만의 이벤트, 색깔은 없었다. 일은 열심히 했지만 낭만건대의 철학이 부족했다. 7~80년대는 저항, 민주화운동이 문화였다면 지금은 88만원 세대, 등록금 문제 등 다뤄야할게 너무나 많은데 그런 부분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아쉬웠다.

<낭만건대>는 비정치적인 총학생회를 내걸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았는가?

정: 정치색이 없다면 왜 모이는지 모르겠다. 특정 정당에 소속되거나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것만이 정치가 아니다.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정치다. 오히려 총학생회가 해야 하는 일은 점점 치열한 경쟁에 그저 몸을 맡기고 있는 학우들의 삶에 정치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금: 정치적이지 않을 것을 전제로 당선된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특정정파에 소속되지 않겠다고 말했으면 모르겠지만 정치색이 없다고 말한 것은 단지 학우들의 입맛에 맞춘 것일 뿐이다.

이: 건대에서 일어나는 문제 중에는 건대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있다. 그런데 정치적이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후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 없다. 물론 총학이 그들의 생각을 주입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어떤 색깔로 내보내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이번년도 등록금은 동결로 결론이 났다. 동록금 인하를 위한 그들의 행동은 어떠했나?

금: 등록금은 실질적으로 올랐다고 본다. 이번에 졸업연기제도가 바뀌면서 논문미제출자라도 무조건 한과목 이상 수강하고 등록금의 1/6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야한다. 이건 실질적으로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임기 말이긴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분노하고 있는데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했다.

정: 1만 6천배나, UCC제작, 박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등은 본질을 벗어난 보여주기일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를 한 계기에는 어느정도 공감한다. 학우들이 단식이나 삭발, 시위 등 지금껏 운동권이 보여준 모습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모색해,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가 없었다. 이뤄냈다는 성취감, 승리감이 없다보니, 학우들이 이사장 퇴진운동에 서명만 했을 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에 의해 뽑힌 대표 대의기구다. 학교운영에 있어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했다고 보는가?  
이: 비운동권 학생회가 나오게 된 것은 학생들이 과격한 운동권에 반감을 가져서 나오게 된 것이라 본다. 과격하지 않은 방법을 시도한 것은 좋았다. 하지만 총학생회 뒤에 대다수 학우들의 지지가 있다는 것을 학교에 보여줘야 총학생회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데, 그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교수협의회와 노동조합에서 내놓은 아젠다에 끌려다닌 것 같았다.

금: 이사장 퇴진운동이나 등록금 운동 등은 총학생회에서 주도하고 이끌어 나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 1만 육천배, 침묵집회 등 보기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뤄낸 건 없다. 학생들이 운동권을 외면하게 된 이유에는 특정 정파와의 종속적인 구조 및 과격한 투쟁도 있었지만 등록금 문제만큼은 과격한 방법을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이: 나는 경영학과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교수충원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소홀했던 것 같다. 축제 등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활성화 시킨 것은 좋았지만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쓴 것 같다.

이외에도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면?

정: 캠페인이 없었다. 매년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오는데 건대인으로서의 의식수준을 높여주는 교육적인 캠페인이 없었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서 텀블러를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환경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건데 그런 점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금: 같은 맥락에서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없었다. 총학생회는 1년을 임기로 하기 때문에 단발성, 일회성 행사, 운동밖에 전개될 수가 없다. 따라서 올해 정말 잘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구조에서는 이게 내년에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이: 건대인으로서의 색깔이 없다. 낭만이란 다른 학교와 차별되는 건대만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건대’하면 떠오르는게 술집, 헌팅 이런 것뿐이라서 정말 안타깝다. 클럽파티나 체육대회 등 일회성 행사에 너무 신경 쓴 것 같아 아쉬웠다.

다음 총학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 건대만의 문화를 만들려는 생각을 하면 좋겠다.

정: 그게 곧 낭만이다.

금: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기존 운동권의 정파적이고 편협적인 그리고 비민주적인 소통구조 등을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그 반대쪽으로 간다며 총학생회의 철학이 부재하게 된다. 항상 이분법적으로 ‘운동권이다’, ‘비운동권이다’를 떠나, 그 사이에서 총학생회가 중심을 잡아 제3의 길로 갔으면 한다.
 

김혜민 기자  kimhm333@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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