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신문 FM> 2부에서는 핵심교양 ‘영화와 공연예술의 이해’를 강의하시는 홍영준 강사 선생님과 함께 합니다~ 홍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영화는 <라붐 (LaBoum)>인데요. 1980년 작품 <라붐>은 소피 마르소의 데뷔 작품으로 13세 소녀 ‘빅’의 풋풋한 첫사랑을담아낸 영화이며 여주인공의 머리에 헤드폰을 씌워주는 장면으로도 유명합니다. 13살 소녀의 풋풋한 연애와 이별을 그린 영화 <라붐>을 주제로 홍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Q. <라붐>을 추천해주신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사회가 요구하는 학점과 스펙을 쌓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요. 이 때문에 너무 이른 시기에 도전을 포기하고 좌절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학생들이 비단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일을 시작할 때 ‘처음’이라는 어려움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라붐>을 선택했어요.

<라붐>에서 소피 마르소는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상대에게 자기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잖아요? 그런데 이별을 겪고 마음이 힘든 소피 마르소는 자신에게 다가온 새로운 남자를 만나게 되잖아요. 이처럼 연애경험이 늘어날수록 연애에 익숙해지듯 삶도 나이가 들수록 익숙해지거든요. 제 생각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좋은 점도 있지만 겁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첫 시작은 낯설고 힘들지만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포함하고 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삶에 익숙해지면서 감정이 메마르게 돼요. 고려만 하다가 쉽게 포기하게 돼요. 처음이기 때문에 해볼 수 있는 것이고 처음이기 때문에 실수도, 방황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너무 일찍 삶에 익숙해져버린 것 같아 가슴이 찡할 때가 있었죠.

 

Q.<라붐을> 보고나서 교수님은 어떤 영향을 받으셨나요?

저는 <라붐>을 총 세 번 봤어요.
10대 때, 20대 군복무 중일 때, 그리고 최근에 다시 봤어요. 그런데 볼 때 마다 느낌이 달라요. 10대 때는 그저 ‘책받침 속의 연인’ 이랄까…. 그런 첫사랑의 설렘을 크게 느꼈어요. 그런데 군대에 있을 때 다시 본 <라붐>은 너무 달랐어요. 10대 때와는 다르게 영화가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어렸을 때 느꼈던 순수한 감정들을 너무 많이 잃어버린 거예요. 그때는 제가 러시아 유학을 결정하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시나리오과 재수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현실에 부딪치면서 많이 방황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감정이 메말랐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최근에 <라붐>을 보고 나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처음’이란 늘 낯설고 서툴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됐죠. “아 이렇게 살아가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일의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 삶을 되돌아본다고 해야 하나? 그런 걸 많이 했어요.

여러분, 여러분이 고등학생 때 상상했던 20대는 어떤 이미지였나요? 전 ‘자유’를 떠올렸었죠. 싫어하는 과목을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며 20살이 되기를 고대했던 기억이 나네요.
<라붐>,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단순한 로맨스영화가 아닌 인생에 대한 많은 것이 담긴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홍 교수님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2주 뒤에 돌아올게요.~

노기웅 수습기자 shrldnd00@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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