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6일 꽃이 피는 찬란한 봄, 우리는 아직 피어나지도 못한 꽃과 같은 동생들을 하늘로 보내야만 했다. 정부의 미흡한 초기대처로 인해 침몰한 세월호 옆에 대한민국의 안전 시스템도 함께 침몰했다. 이후 해경과 민간구조업체인 ‘언딘’과의 유착관계가 밝혀지면서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학교 내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촉구를 위한 서명운동을 하다보면, 많은 학우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다. 하지만 때로는 “또 정치하는 애들이네.”라는 말과 함께“이거 정치관련 문제로 이용 되는 건 아닌가요?” 라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대답은 맞다. 사실 서명운동을 하더라도 죽은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사망자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하며 서명운동을 통해 세월호 사건이 정치적으로 논의되는 것을 바란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이유는 이번 세월호 사건의 원인을 밝혀내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 잡아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사회에서는 이러한 비극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월호 사건이 정치적으로 공론화되고, 우리는 사건의 진실을 기억해야만 한다.
정치는 우리가 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닌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올바른 시선으로 지켜봐야 할 대상이다. 정치란 “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행위”로 정의 된다. 즉 정치는 정치인,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우리의 문제이며, 우리가 직면한 사회 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정치’라는 이슈가 대학생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다. 취업과 스펙이 대학생들의 중요 관심사로 떠올랐고, 정치문제와 사회문제는 우리에게 별개의 문제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치’는 대학생들의 관심으로부터 절대로 멀어져서는 안 된다. 대학은 진정한 학문을 배우고, 사회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며 참된 인재상이 되기 위한 곳이다.
대학생인 우리는 미래사회의 주역이다. 미래사회의 뿌리로서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들과 정치문제를 방관해선 안 된다. 우리가 살아갈 사회를 바꾸는 길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또한 대학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고민해보고, 정치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바라보는 올바른 눈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미래의 우리의 후배들, 우리의 후손들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방관하지 않았다고. 깨어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