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현(상경대ㆍ경제4) 학우님

Q. 연뮤덕(공연 오타쿠)라고 자칭하셨는데, 증거를 보여주세요!
전 고등학교 때 뮤지컬 ‘이순신’을 보고 무조건 서울 소재 대학 진학을 목표로 삼았어요. 부산이 고향인 저에게 대학로는 동경의 장소였죠. 대학교 1,2학년 때는 매일 저녁 8시에 대학로에서 공연을 봤어요. 거의 용돈의 7,8할 정도를 공연 티켓 값으로 썼어요. 이렇게 매일 공연을 보러 다니다 보니 몇몇 연출가 분들과 친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그분들이 초대권을 주시며 관람평을 요청하기시도 해요. 대학교 1학년부터 지금까지 약 300편 이상의 공연을 봤네요.

또 저는 대학에서 연극동아리를 하다가 지난해 연희단거리패에서 스텝으로 일했어요. 연희단거리패의 본부는 밀양연극촌으로 매년 밀양여름공연축제를 여는 곳이죠. 이곳에서 단원들과 함께 공연을 기획하며 많은 것을 배웠어요. 연희단거리패 단원은 80명 정도 되는데, 모두 배우와 스텝을 겸하고 있죠. 저 역시 무대 위 배우로 서보기도 하고 △음향 △조명△기획에 참여했어요. 또 경제학과라는 제 전공을 살려서 회계부분을 맡기도 했어요. 하나의 공연은 음악, 연기, 미술, 지식 등 다양한 예술이 결합된 작품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전 앞으로 저의 전공과 관심분야를 접목시키고 싶어요. 공연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무대 위의 사람들을 빛나게 하고 싶어요.

 

Q. 세상에 존재하는 오타쿠들을 대변해 한 말씀해주세요!
전 하나에 빠지면 끝을 보는 성격이에요. 예전에 김훈 작가님의「칼의노래」를 읽고 작가님의 담백한 문체에 빠졌어요. 주어와 서술어로만 이뤄진 문체로 제 마음에 감동을 안겨줬죠. 이후 작가님의 작품을 모두 봤어요. 또 작가님께서 전국을 순회하며 강연을 펼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학교 수업도 빠지고 모든 강연에 참석했죠. 매번 얼굴을 비추다보니 작가님도 저를 알아보셨어요. 다른 사람들은 미쳤다고 하겠지만 오타쿠라면 다들 저처럼 행동했을 거예요. 오타쿠란 관심 분야에 온 열정을 다 바치는 사람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에 오타쿠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오타쿠가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도 늘어난다고 봐요. 살면서 한번 쯤 자신이 미칠 정도로 좋아하는 분야를 찾지 못한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슬픈 일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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