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이성적, 의식적으로 사고하는 비중은 5%에도 미치지 못하며, 대부분의 행위는 습관적, 직관적 사고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러한 인간의 비 의식적인 측면을 대상으로 하는 상술을 뉴로마케팅이라 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의지로 금융회사의 상술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전문적인 금융지식이 없는 금융소비자가 금융거래 시 이러한 상술의 희생양이 되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금융거래의 첫 번째 원칙은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기회비용의 원칙)”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실험을 살펴보자. 브랜드가 다른 두 상품 중 A사 상품은 1,000원, B사 상품은 100원이라고 했을 때 실험참가자의 73%는 A사 상품을 선택했다.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이 그만큼 더 우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A사 상품을 900원, B사 상품을 0원이라고 했을 때는 69%가 B사 상품을 선택했다. B사 상품이 A사 상품보다 900원 더 싸다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음에도 단지 공짜라는 점이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직관적 사고에 ‘편향’, 그 중에서도 공짜 선호 심리가 있음을 설명하는 예시로 언급된다. 채권투자 사례를 보자. 비교적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3%일 때 어떤 채권이 9%의 금리를 제공한다고 하자. 얼핏 보기에 그 수익률의 차이인 6%는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결코 공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위험한 금융투자상품을 취득하는데 따르는 대가일 뿐이며, 회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경우 상당한 원금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수익이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로부터 우리의 재산을 지켜내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원칙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분산투자의 원칙)”는 것이다. 투자자와 원숭이 간의 모의수익률게임을 살펴보자. 전문투자자나 일반투자자가 다양한 투자기법을 사용했었던 것에 비해 원숭이는 아무생각 없이 무작위 투자를 했었다. 그럼에도 실험 당시 원숭이의 수익률이 훨씬 더 우수했는데 이는 분산투자의 유효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에 해당한다. 물론 분산투자가 다수의 금융상품에 투자한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재산상황이나 직업의 성격, 자산간 상관관계, 투자기간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므로 쉬운 개념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단기에 특정종목에 속칭 몰빵 투자를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는 점만은 명확히 인식해야겠다.
금융소비자가 이러한 금융거래의 기본원칙 두 가지를 잘 이해하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면 금융거래 시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의 상당 부분을 미연에 막을 수 있는 현명한 소비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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