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혜지 한양대학교 <한대신문> 편집국장

 우리는 신문 한 호가 발간될 때마다 전쟁을 치릅니다. 전문성보다는 열정과 신념으로 신문을 만드는 학생 기자들에게 신문 발행은 더 고된 일입니다. 회의를 거친 사안들을 일주일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마감에 쫓기고, 판을 짜고, 검토합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취재원들에게 무시를 당하기도 하고, 교직원들과 말다툼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어쩌면 <건대신문>의 편집국장도, 대학 생활의 절반 이상을 신문사에서 보내고 있는 이유는 신문 발행의 과정에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생, 교직원, 교수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며 ‘때려쳐야지’를 몇 번이고 되뇌었지만 결국 다시 신문을 만들러 돌아오는 이유는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낸 신문들 때문일 것입니다. 신문 하나에는 그 안에 들어있는 글자 수 만큼의 노력이 들어 있습니다. 1300호, 천 삼백 번 신문이 발행되는 동안 건국대학교 캠퍼스를 누볐을 모든 <건대신문> 기자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활자로 기록 된 횟수입니다. 1300번째의 발행을 무사히 하기까지 기자들의 모든 수고와 노력에 존경을 표합니다.

 이렇게 1300회의 발행동안 기자들이 쏟은 애정과 수고가 무색하게도, <건대신문>을 포함한 대학 언론은 꽤 오랜 기간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섭게 개인주의화된 대학 현장에서, 대학생 공동의 아젠다는 희미해졌고 학보의 역할과 위치 또한 희미해졌습니다. 어디서나 종이 신문과 대학 언론의 위기를 말합니다. 하지만 같은 대학 언론인의 입장에서, 이런 외부의 목소리에 너무 상심하지 말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결국 이 위기의 중심에 서 있는 것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것도 우리입니다. 1300번 그랬듯, 앞으로도 한 호 한 호 뚝심 있게 신문을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건대신문의 1300호 발행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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