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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제대로 바라보기
김혜민 기자 | 승인 2014.07.16 10:25

지식기반이 보수화된 한국사회
하종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역사교과서에는 노동운동사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며 “노동문제를 한국처럼 제도권 교육에서 가르치지 않는 나라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또 “한반에 30명의 학생들 중 1등이 되라고 말하지 29명이 함께 행복한 사회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다”고 기존 교육 체계를 비판했다. 노동문제에 대한 교육의 부재가 노동권에 대한 인식의 부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제갈현숙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교교육에서 노동3권, 사회보험에 대해서도 배우지 못하고 오로지 수능공부만 한다”며 “줄 세우기식 공부로 인해 학교에서부터 이미 등수가 높고 낮음에 대한 차별을 받고 그런 생각이 ‘엘리트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임금이 낮고 복지수준이 낮은 대우를 받아도 괜찮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또한 대다수의 학생이 자본가가 아닌 노동자가 되는데 대학에서는 자본가 교육을 받고 나간다고 지적했다.

하 학장은 이런 문제에 대해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사회 전체에 유익하다고 이론적으로 뒷받침할 학자가 한국사회에는 너무 적다”는 것을 원인으로 들었다. 자본의 시각과 노동자의 시각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것이 바람직한 사회인데 한국은 주류·비주류 경제학자 중 주류 경제학자만 너무 많은, 지식기반이 보수화된 사회라는 것이다.
 

초등학생이 노사단체교섭 실습
독일은 초등학생들이 각각 노동자 역할, 경영자 역할을 맡아 1년에 약 여섯차례 모의단체교섭을 한다. 교과서의 단체교섭 부분 목차를 보면, 서명운동, 현수막 부착, 항의 문건을 만들고 협약을 체결한 다음 언론과 인터뷰하는 요령, 연설문을 작성하는 방법까지 있다. 프랑스는 시민법률사회과목의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의 1/3정도가 단체교섭의 전략전술에 관한 내용으로 이뤄져있다. 미국은 중학교 역사교과서 노동운동사 단원에서는 미국 노동운동에서 성공한 투쟁과 실패한 투쟁이 분석돼 있고 미국 노총이 어떻게 설립됐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회의식을 건설하는 과정, 역사 속에 생략돼
하종강 학장은 “서구 자본주의는 수백년을 거치며 지배-피지배 계급 간 치열한 투쟁을 벌이며 민주공화제 자본주의를 건설했다”며 “우리나라는 민주공화제 사회에 필요한 사회의식을 건설하는 과정이 역사 속에 생략됐다”고 전했다. 이어 “100년 정도 된 우리나라의 자본주의 역사의 40여년은 일제강점기, 그 이후 70여년은 분단된 상태였다”며 “식민지시절 고민 없이 이식된 자본주의와 엉망진창으로 진행됐던 근대화 과정이 해방 직후 분단이 되며 정리하고 바로잡지 못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점령 세력에 아첨함으로서 우월한 지위를 가졌던 사람들이 처벌되지 않고 해방 직후 분단으로 이어지면서 그대로 세력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제갈현숙 연구위원은 “유럽의 경우는 체제가 전환되면서 사회적 관계 자체가 자본주의적인 생산관계에 맞는 계급으로 형성이 됐다”며 “하지만 우리는 분단국가로서 사회적 관계에 이념이나 민족문제 등이 함께 생각되게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군사독재 정권이 유지되는 과정에서 저임금 성장 구조를 유지하면서 기업을 국가 주도로 육성시키는 경제전략을 고수했다”며 “그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그들의 권리 의식을 최대한 인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군사독재 시절 노동자가 노동권을 외치는 것이나 학생이 학생인권을 요구하는 것에 반공 이데올로기를 덧칠해 막았다는 것이다.
 

김혜민 기자  kimhm333@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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