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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도 못하니? 여기는 미국이 아니야"노동, 제대로 바라보기
홍무영 기자 | 승인 2014.07.16 10:32

영화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중 파업하는 노동자들 때문에 길이 막혀 귀가가 늦었다고 불평하는 딸에게 어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불쌍한 간호사들이 파업도 못하니? 여기는 미국이 아니야”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천박한 자본주의 국가에서나 하는 짓이라는 비난이 대사 속에 담겨있는 것이다. 이런 시민의식을 방증하듯 프랑스 파리에서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으로 거리에 쓰레기들이 넘쳐나자 시민들이 쓰레기를 모아 시청 앞에 쌓아 올린 일이 있었다.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이 아니라 그 원인을 제공한 측에게 책임을 촉구한 것이다. 영화가 직접적으로 비판했던 미국은 어떨까. 지난 2008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배우노조가 작가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뜻에서 불참을 결정해 행사가 취소되고 기자회견으로 대체되는 일이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로 살아가기
지난 겨울 우리나라에서도 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있었다. 당시 대다수 언론은 파업에 이른 원인을 분석한다기보다 ‘시민들의 교통권 침해, 경제엔 악영향’이라는 일관된 논리로 보도를 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시멘트 물류 대란’이 예상돼 5일 전부터 열차를 확대 편성했다는 코레일의 보도자료를 인용, ‘경제상황악화’ 논리에 입각해 파업을 보도했다. 이외에 “철도노조 총파업 돌입, 예약 열차 잇단 취소에‘또 시민이 볼모’”라는 ‘시민 불편’ 논리의 다소 자극적인 제목도 보였다. 시민들은“‘임금인상을 위한 것이 아닌’ 민영화에 반대하는 파업이기 때문에 지지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임금인상을 위한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지난 6월과 10월에는 평택비정규노동센터에서 평택지역 중·고등학생 57명을 대상으로 ‘노동자는 □다’란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설문의 결과, 상당수의 학생들이 노동자를 ‘거지’, ‘못 배운 자들’, ‘일개미’, ‘돈 버는 기계’, ‘강철인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이런 인식들에서 어느정도 엿볼 수 있었지만 실제로 대한민국의 노동권은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국제노총(ITUC)이 지난 5월 발표한 세계노동권리지수(GRI)에서 우리나라는 5등급으로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라오스, 잠비아, 중국 등과 함께 한국을 최하위권에 들었다. 5등급은 ‘노동권이 지켜질 거란 보장이 없는 나라(No guarantee of rights)’를 의미한다.
 

노동조합이 뭔데?
노동조합(노조)이란 상대적 약자인 노동자가 강자인 사용자에 대항하기 위해 힘을 모은 것이다. 더 나아가 복지와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 비정상적이 힘의 불균형을 조율하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으로 대표적으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국민노총 등이 있다.

최종환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 부장은 “노동조합은 노동조건개선 등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존재한다”며 “노조에 가입해 있지 않은 노동자라고 해서 노조가 얻어낸 성과들의 혜택을 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노동자들의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조에 가입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노조 활동의 결과로 최저 임금 인상, 주 5일제, 정년 60세 보장 등 상당 수 제도들이 개선된 바 있다. 최 부장은 “사실 노조는 사용자 측에서 피부로 닿지 못하는 부분, 직원들의 고충처리라던가 산업안정 등 회사에서 개인에게 세밀하게 보지 못하는 복지를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조합원의 조합비를 충당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 수는 노조의 존폐와 복지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전체 노동자수 대비 노동조합원 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노동조합 조직률은 노조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다. 우리나라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노동운동이 가장 활발하던 89년도 19.8%를 정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밝힌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노조 조직률은 2004년 이래로 10%를 조금 웃돌고 있으며 2012년의 조직률은 약 10.3%였다. 2010년에는 한 자리수까지 떨어졌다.

같은 해 외국의 노조 조직률은 미국 11.3%, 일본 17.9%, 호주 18.2%, 영국 26.0%로, 특히 영국과는 무려 16% 차이가 난다.
 

독일에는 ‘군인 노조’도 있다.
몇 년 전 한국을 방문한 피터 존슨 핀란드 교장협의회장은 “나도 교원노조 조합원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교장도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한다는 얘기다. 영국에는 ‘교장노조’가 따로 있다. 스웨덴·독일·덴마크·벨기에·프랑스 등 선진국 대부분이 이렇다. 하 학장은 “경찰노조, 소방관 노조, 판사 노조, 심지어 군인 노조도 있다”며 “노동문제에 대해서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시각이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 군인 노조의 경우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홍무영 기자  hmy3120@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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