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공인이나 연예인처럼 대중 앞에 계속 있는 사람도 아니고…”
“왜곡이 있을 수 있으니 영상을 편집하지 않고 원본을 올렸으면 합니다”
“편집한 영상을 올려야겠다면 보도 전에 미리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지난 1일 열렸던 2학기 첫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회의에서 있었던 학생대표자들의 발언이다. 4일 열리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를 앞두고 학원방송국 ABS가 중운위 회의를 녹화하자 중운위 위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원본이 아닌 편집한 영상을 내보낼 경우 학우들에게 왜곡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학생대표자들의 편집권에 대한 무지를 방증하는 발언이었다. 편집에 대한 모든 일을 간섭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권리라 할 편집권은 언론의 공정한 보도와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언론·출판의 자유’의 핵심적인 요소다. 언론의 편집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그 사회에 대한 구성원의 불신이 필연
적으로 존재한다. 또 학우들의 관심을 부르짖는 학생사회에서 ‘영상을 편집하지 말고 학우들이 영상 원본 전체를 보고 판단하게 하자’는 순진한 발언은 되레 학생들의 관심을 멀어지게 하는 길이다. 학우 개개인이 학내에서 일어나는모든 일을 챙겨보거나 들을 수 없다는 것이 학내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다. 취재한 사안에 대해서 언론은 각자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이슈를 뽑아 보도한다. 또 그것이 단 하나의 관점으로만 보도되면 안 되기에신문, 방송국, 교지 등 여러 언론사가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편집권에 대한 발언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 봐준다 하더라도 학생대표자 스스로 ‘공인 정도는 아니다’라는 발언을 한 것은 결코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는선출직인 학생대표자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기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공인은 아닐지 몰라도 학생대표자는 적어도 학내에서 만큼은 학우들의 표를 받아 선출된 공인이다. 누구는 발언권을 얻어야 비로소 말한마디 할 수 있는 중운위 회의에서 대표자들은 해
당 단위를 대표해 의결권까지 갖고 있다. 그들 스스로 ‘중운위 위원이 아닌 참관인은 발언권을 얻은 후 말해달라’고 선을 긋듯 말이다. 등록금으로 이루어진 교비로 장학금도 받고 일반학우들은 당첨이 돼야 갈 수 있는 국내·외 문화탐방 명단에 중운위 위원 자격으로 미리 이름을 올린다. 그런 책임과 보상
은 학우들이 투표로서 그들에게 자신의 권리를 일부 위임하고 대표자라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저희는 봉사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던 한 학생대표자의 말이 고맙기도 하나 ‘공인이아니라’는 말과 함께 나왔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내가 봉사하기 때문에 이정도 혜택을 누리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학우들이 대표로 인정해 줬기 때문에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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