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열렸던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 ‘이사회 구성 개선방안 중 학생이사참여 안건’이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부결됐다. 학생이사 안건에 대해 총학생회장은 “법인에는 열한개의 세부계열사가 있고 건대는 계열사 중 하나”라며 “따라서 우리대학에서 학생이사 자리를 요구할 경우에 나머지 계열사에서도 이사자리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이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총학생회장이 우리대학을 법인의 계열사라고 표현한 것은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 실망스런 표현이며 대학을 수익체로만 보는 인식을 드러낸 것 같아 아쉽다. 또한 전학대회에서 ‘학생이사추진’이 의제로 제기된 상징적인 의미를 염두에 두지 못한 것 같다.
'학교법인 건국대학교'는 영리법인이 아니다. 학교법인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사립학교를 설치·경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을 일컫는 말이다. 즉 학교법인 건국대학교는 건국대학교를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또 학교 경영에 충당하기 위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해야한다.
이에 따라 현재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산하에는 대학운영을 위해 건국 AMC, 더 클래식 500, 건국유업&햄 등 다수의 수익사업체가 있다. 즉, 우리대학 법인의 설립목적은 대학의 운영을 통한 교육에 있으며, 나머지 사업장은 대학 및 부속 중고등학교 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총학생회장이 우리대학을 ‘건국대학교는 법인의 계열사 중 하나’라고 표현한 것은 말실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학생들이 대학운영에 실질적으로 권한을 갖고 참여하지 못하는 구조가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그 같은 표현을 자연스럽게 했을 수도 있다
대학은 학생들을 위해 존재하며, 학생들의 등록금이 주된 수입원이다. 학생들은 교육 소비자이자 대학의 주제인 것이다. 학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여러가지 홍보 캐치프레이즈에도 불구하고 실제 학생들이 대학운영에 소외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은 왜일까?
대학 홍보에서는 그릇이 다르다며 재학생들 칭찬에 열을 올리다가도 대학운영에 있어서 학생들은 ‘정치적으로 편향됐거나’, ‘아직 뭘 모르는’ 청년이 된다.
때문에 학생이사 추진은 그 실현성 여부를 떠나 대학운영의 변두리로 몰렸던 학생을 다시 그 주체로 회복시키자는 상징적인 의제였다. 이는 학생을 대학 경영에 소외시지키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학교당국이 학생과 사전에 상의를 해서 정책을 결정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또한 학생회 역시 이러한 구조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이것이 전학대회에서 '학생이사추진안'이 부결된 그 결과보다 그 과정이 우리는 안타깝게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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