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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나 논쟁하라
김혜민 기자 | 승인 2014.09.19 18:30

 최근 개봉한 영화 ‘루시’를 봤다. 주인공 루시는 어 떤 사건으로 지구의 자전, 중력, 혈류 등 모든 것을 느끼고 언어, 문자 등 모든 것을 알게 된다. 그를 바 탕으로 새로운 진리 체계를 구축한다. 루시는 이렇게 얻은 인류 최초의 지식들을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과 후대에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런 루시의 행동은 대학의 존재 목적과 같다. 학 문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대학은 학문 활동을 하며 전 수된 지식을 습득하고 다듬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또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다시 후대에 전수한다. 하 지만 단순히 기존의 진리체계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 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대학은 정체되지 않기 위 해 기존의 체계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비판하며 틀에 갇히기를 거부하는 것이 그 목표이기도 하다. 때문에 헌법에서도 보장하듯 자유는 대학에 있어서 절대적 인 조건이다. 
 
박테리아는 환경이 좋으면 매우 빠르게 번식하다가 도 환경이 좋지 않으면 수백만년을 죽은 듯한 휴면상 태로 존재하기도 한다. 생명체는 끊임 없이 생존하고 진화한다. 이런 습성 때문에 좋은 환경 속에서는 번 식을 택하고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는 숨을 죽이고 때 를 기다린다.
 
 대학을 하나의 생명체라고 보면 놀랍도록 비유가 들어맞는다. 대학 또한 자유롭지 못한 환경에서는 걸 음을 멈추거나 현저히 느린 속도로 진보한다. 논의가 없으니 기존 체제를 받아들이는 데 멈춰있는 것이다. 자유라는 좋은 환경 속에서는 그 안에서 서로 부딪히고 합쳐져 가며 새로운 진리를 만들어나가고 이를 후대에 전달한다. 
 
입학 전 꿈꿔왔던 대학의 모습은 몇 년 간의 기자 생활 동안 많이 더럽혀졌다. 상당수의 단과대학 학생 회는 다음과 같은 학생 게시물에는 게시 ‘허가’ 도장 을 찍어주지 않는다. 바로 정치적 의도, 개인의 생각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경우다. 교수라고 상황은 크게 다르진 않다. TV 토론회, 언론, 시민단체에서 사회 사안에 대한 견해를 피력한 교수는 대학본부의 따 가운 눈총을 견뎌야 한다. 
 
참 씁쓸한 단상이다. 이렇게 자유를 억압했던 자들의 변명은 이러하다. 자칫 개인의 의견이 우리대학 전체의 의견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도록 더 큰 자유를 주면 되는 것이 아닌가? 부딪히고 반박하며 섞이기도 하면서 한 데 어우러지면 된다. 대학, 단과대의 이미지를 걱정하며 누군가의 의견을 막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또 다른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된다. 그것이 ‘대학다운’ 해법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인간이기 때문에 그 환경에 수동적으로 적응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환경을 바꾸려는 능동적인 인간들이 속속 튀어나오고 있다. 주차노조의 집회를 지지하는 학생모임이 그러하고 대 학 운영에 적극 목소리를 내려는 학우들이 그러하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그들은 눈총의 대상이 된다. 
 
지켜보지만 말고 더 많이 튀어나오라. 생각을 나누고 부 딪혀 논쟁하자. 대학의 이미지, 논쟁 당시 잠깐의 갈 등이라는 자극 때문에 대학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김혜민 기자  kimhm333@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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