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기가 벌써 이주나 지났어요. 개강총회도 했고 이제 슬슬 학교 시간표에 몸도 적응하고 있어요. 다들 2학기에 대한 포부가 대단한데 어떤 각오를 가지고 있나요? 시험? 축제준비? 친구 만들기? 이번에는 진로에 대한 생각에 대해 들어 보려고 해요. 다들 진로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할거예요. 한 14학번 학우가 아직은 꿈을 밝히기 부끄럽다고 익명을 요청했는데 같이 들어볼까요?

 

작가, 기자. 지식을 갖는 것에 만족하고, 겁내어 숨 어있는 비겁자가 아니라 양심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하는 지식인. 그것이 나의 꿈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꿈을 잊기 시작한 것은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3 학년 즈음부터였다. 대학에 가야한다는 생각에 조급 함과 잠까지 줄여야 하는 촉박함은 여유를 잃게 했고, 나는 늘 옆에 끼고 살던 신문은커녕 뉴스조차 가까이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꿈을 잊을 만큼 아등바등하며 대학에 입학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곧 입학한 학과의 취업 전망을 걱정했고, 학점을 잘 받기 위한 강의만을 찾았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다며 선택한 대학생의 길에서 정작 내 시야의 폭은 점점 좁아져갔다. 사회문제에 대해 더 이상 아는 체 할 수도, 의견을 내세울 수도 없었다. 관심을 잃어,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알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거나 그들을 위해 나서는 일 역시 점점 어려워졌다.
 
18살의 내가 본다면 아마 지금의 나는 무척 한심해보일 것이다. 꿈을 잊고 허덕이며 사는 나는 그때의 내 가 꿈꾸던 스무 살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나는 2학기를 기점으로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꿈꾸었듯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지식인이 되기 위 해 다시금 노력하고자 한다. 내가 어른이 되려면 오랜 시간이 남았기에, 아직 너무 늦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멀지 않은 과거에 지니고 있었던 거창한 포부와 열망을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길 나는 새 학기 의 시작에 앞서 소망한다.
 
과거와 현재의 꿈이 같지 않을 수도 있어요. 자발적으로 포기하기도 하고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죠. 예전에 꿈꿨던 진로가 지금 다시 내 눈 앞으로 찾아오기도 해요. 그건 1학년 학우도 4학년 학우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초조해하며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아 요. 아직 우리의 미래는 많이 남았답니다. 다들 새 학 기에 들어와서 다짐한 각오가 있나요? 그 각오 꼭 이루어서 겨울 방학 때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우리 학우 분들이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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