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학과의 학생회장입니다. ‘학생회장’ 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대부분은 술을 잘 먹는다거나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고 분위기를 주도할 것이라는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반장을 도맡아 와서 책임감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웠고, 언변과 재치가 있어 남들의 주목을 받아 학생회장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신입생 때 학생회장이었던 선배가 내게 해주셨던 얘기가 있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해라”

그 선배는 항상 진심으로 후배나 선배를 대하려고 노력하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 조언에 진심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고, 항상 ‘진심’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려 노력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무척이나 어려웠다. 진심이라는 의미는 몰라도 분명 진심으로 대한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무엇이었을까? 돌이켜보면, 아무 생각 없이 마음 가는대로, 몸 가는대로 했던 것 같다.

학생회장이라는 자리는 언행을 신중히 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든 항상 이해하려 했고,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사람을 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나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사람이고, 어느 순간에는 이기적이고, 지는 것도 싫어하고, 내 것을 잃기 싫어하는 그런 내 모습이 있었던 것이다. 학생회장으로서 말로는 나를 포기한다 해놓고 내 기준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겉으로만 아닌 척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나 자신에게 너무 집착하고, 욕심이 많았던 탓이다.

선천적으로 마냥 이타적이고 배려심이 깊고 좋은 생각만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리더 라는 자리를 맡게 된다면 자신을 버리고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임기기간 동안 느꼈다. 지금껏 남을 나에게 끼워 맞췄다면, 이제는 나를 좀 더 다른 사람에게 맞춰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인 시간보다는 학생회장으로서 보낸 시간이 많았지만, 그만큼 남들이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의미 있게 보냄으로써 돌아오는 뿌듯함과 만족감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자 경험이고,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내 자신을 돌아보면 부끄러운 시간들도 많았지만 앞으로 임기가 끝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해보고자 한다. 맞춤법을 검색하던 중에 책 제목 하나를 우연히 찾았는데, 그 말로 이 글을 마무리 하고 싶다. 바로 박지성 선수가 쓴,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이다. 이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나에게 한 해 동안 보내온 학생회장을 마무리 하는 글귀가 될 것 같다. 더 멋진 나의 모습을 위해 오늘도 나를 버려보자… 더 큰 나를 위해!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