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방학 주차관리 업체가 바뀌며 촉발된 기존 주차관리 노동자와 대학의 갈등은 해결의 기미를보이지 않은채 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그 사이<건대신문> 페이스북에 달리는 댓글의 반응 그리고 지나가며 그들을 바라보는 학우들의 시선을 보면 학내여론도 처음과는 달라졌다는 것이 피부에 와 닿는다. 다들 점점 이 이슈에 대해 점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8년간 주차관리직으로 우리대학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은 문제가 촉발된 지 서너 달 만에 ‘갑의 횡포로 인해 8년간 일하던 직장에 다시 재고용되지 못한 억울한 사람들’에서 ‘수업을 방해하고 남의 학교에서난장판을 벌이는 시위꾼들’이 돼버렸다.
서로에 대한 공격으로 대학에서는 각종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반면 노동자들은 본부와 직접적으로 부딪힐 때 몸을 쓰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먼저 끼어들어놓고 ‘손대지 말라’며 소리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면 교직원은 물론이고 나또한 비웃었던 적이 있다. 아마도 억지스러워서였을 것이다. 사실 현장에 나가 보면 노조가 대학본부의 무책임과 무례함을 지적하는 만큼 그들 스스로 행하는 무례함과 억지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점점 나 스스로의 생각도 변해갔던 것도 맞다. 하지만 7일 2중으로 굳게 닫힌 행정관 문 안에서 바깥에서 고래고래 소리치는 그들을 교직원과 함께 바라보고 있자니 이내 부끄러워졌다.
 대학에서는 주차노조를 상대로 기물파손,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집회, 구호, 대자보 한 건당 100만원이라는 손해배상청구까지 덤으로 말이다. 가진 것이 많으니 손해 보는 것도 많다. 동시에 ‘8년간 그랬듯 다시 고용해 달라’는 노동자들에게 지어줄 빚도 많다.
 그렇다면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는 주차노동자들에게는 무엇이 있을까? 천막에서 지내오며 골병들고 있는 몸뚱아리 그리고 그들과 같은 일을 하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일 것이다.
 건대신문이 학내 3주체의 의견을 골고루 대변한다. 하지만 학생에게 치우친 듯한 ‘편파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유를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 마땅히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지만 3주체 중 가장 의사결정 구조에서 힘이 가장 없는 것은 학생이기 때문이다. 효율성과 비용, 양적인 대학 발전을 외치는 본부에 맞서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자고 말하기 위해서다. 당신은 한번도 약자였던 적이 없는가? 강자들의 논리에 무비판적으로 넘어가지 마라.

저는 건국대학교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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