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수능시즌! 이번 호에는 세 학우 분들이 3인 3색의 수능 얘기를 보내주셨습니다. 들을 준비가 되셨나요?!

김정원(상경대・경제 2)
수능 때는 시험장에 시계가 없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손목시계를 차야 한다. 평소에 나는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지 않아서 수능 며칠 전부터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꼭 시계를 가지고 다녔다.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나는 당일 날 아침 깜빡하고 집에 손목시계를 두고 갔다. 심지어 집에 두 켤레 있던 슬리퍼까지 오른쪽 2켤레로 들고 갔다. 그 사실도 교실에 들어가고 나서야 알았다. 바로 밖으로 뛰어 나가서 동생에게 손목시계를 빌려오긴 했지만, 아직도 그 순간의 ‘멘붕’을 잊지 못한다.

경영대 경영학과 한 학우
내 수능은 한마디로 최악이었다. 수능 날, 출제위원이 야속할 정도로 내가 약한 문제만 골라서 나오고 평소에 쉽게 생각하던 유형도 어렵게 나왔다. 등급 컷이 나오고 우울했다. 수능 최저등급도 못 맞춰서 담임선생님과 부모님은 나에게 실망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담임선생님이 미소와 함께 성적표를 나눠주며 “건대 한 번 믿어보자” 라고 말했다. 실제 성적이 간신히 최저등급을 맞춘 것이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건대만 기대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1차, 2차 연이어 불합격을 받았다. 3차 발표날, 항상 예정보다 빠르게 발표했던 건대가 3차에는 정각까지 결과를 숨겼다.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확인했고, ‘축하합니다’를 본 순간 다리가 풀리고 어머니와 포옹했다. 이렇게 극적인 사연 탓에, 나는 지금까지도 수능 철만 되면 친구들과 수능 얘기 하길 좋아한다.

정충인(건축대・건축공 2)
정시생들이 들으시면 화내실지도 모르지만 난 수능 때 소위 ‘펜을 굴려서’ 건대에 왔다. 최저등급이 없는 수시전형에 합격한 터라 나는 수능을 볼 이유도 없었다. 심지어 언어영역이 누가 낮게 나오는 지 내기했고, 그날 가장 긴장됐던 순간은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열 때였다. 그래도 친구들이 수능 포기각서를 쓸 때, 난 탐구영역까지는 풀어야겠다고 생각해 시험을 끝까지 마쳤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정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하교를 했고, 수험표 혜택도 거의 없어 나오면서 버렸다. 갑자기 ‘내 청춘이 이 시험으로 끝이 나는구나’ 싶기도 했다. 지금은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해야하는 고등학생으로 돌아가기 싫지만, 하루 정도는 그때의 수능 날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세 학우 분 모두 정말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수능을 겪으셨네요! 이맘때가 되면 학우 분들도 여러분들만의 수능 추억이 새록새록 나실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든 기억이었겠지만 돌이켜보면 힘들었던 만큼 더 기억에 남는 게 아닌가 싶어요. 또 그만큼 힘든 경험을 겪었기에 앞으로 다가올 경험에 대해서도 더 담력있게 대처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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