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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부문 심사평] ‘별이 빛날 밤’을 꿈꾸는 단단함이 좋았다
김진기 (문과대 ・국문) 교수 | 승인 2014.12.08 23:06

 이번에 심사한 작품 중에 현재 진행중인 사회적 사 건을 다루려고 하는 작품이 둘 있었다. <인형극>과 <굿바이 마왕>이 그것. 전자는 세월호 사건을 둘러 싼 사회적 갈등의 문제를 영웅주의와 관련하여 다루 고 있고 후자는 가왕 신해철의 죽음에 대한 자신의 슬픔을 잔잔하게 다루고 있다. 둘 다 상당히 공을 들 였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사회적 사건들을 형상화할 때에는 그것들을 좀더 오래 숙성시켜야 했다고 생각 되었다. 반면 <왼손>, <새끼귤>, <전할 수 없는 이야기>는 자기 주변의 인간관계를 소재로 하여 잔잔한 감동을 그려내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흔히 보이는 ‘고통- 승화’라는 구조를 이 작품들도 충실히 따르고 있는 데 <왼손>과 <새끼귤>은 문장력도 좋고 내면을 그리 는 능력도 뛰어났다.그런데 결정적으로 소설에서 가 장 주요한 형식이랄 수 있는 ‘갈등’의 내용이 구체 적이지 않고 막연해서 아쉬웠다. <전할 수 없는 이야기>는 ‘자살’ 유혹을 받을 정
도로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하는 이야기다. 그것 은 일방적이기에 더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그 내면 구조에 구원은 없다는 점에서 지극히 고통스럽다. 그 구원을 ‘나’는 할머니의 외로웠던 삶에서 비로소 찾 게 된다. 이 주제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작품에서 그 ‘벗어나기’가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냥 어떤 느낌,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것으로만 나와 있을 뿐이다. 작가란 이처 럼 보통 사람이라면 결코 표현하지 못했을 그 어떤 것을 언어로 보여주는 사람 아닐까. 이번 응모작 중에서 문체도 그렇고 형식도 그렇고 매우 참신했던 작품이 <도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 문장력이 좋아서 호감이 갔다. 그러나 맞춤법에 어긋나는 문장이 너무 많았다. 맞춤법은 기본인데 그 것이 흔들리니 좋게 볼 수가 없었다. 또한 내용 자 체가 너무 새로울 게 없는, 신문에서 흔히 볼 수 있 는 상식적인 것이어서 깊이 있는 세계를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별이 빛나는 밤에>는 가난과 부모의 불화에 대한 섬세한 심리가 별다른 비약 없이 잘 그 려져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작품 내적 사건 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고 노력한 점은 높이 살 수가 있다. ‘별이 빛나는 밤’으로 비약하지 않고 ‘별이 빛 날 밤’을 꿈꾸는 것이었기에 어려운 현실에 입술 지 그시 깨무는 단단함이 보여 마음을 놓았다는 것이 다. 여러 가지 단점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위의 작품들이 보인 한계로부터 어느 정도는 자유로 운 것 같아 선택하기로 했다. 정진을 빈다.

김진기 (문과대 ・국문) 교수  kkpre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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