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연탄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다. 20년 전 그 많던 서울의 연탄공장들도 이제는 두 곳 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 남아 있는 공장들마저 예전 같지 않은 수익과 연료의 현대화 때문에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시대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연탄공장들마저 없어질 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인근 주민들의 민원 때문이다.

서울 이문동에 있는 삼천리 공장은 철도청 소유인 일부 공장 부지를 반환하고 규모를 축소시켰다. 그러나 요즘은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으로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탄공장에서 날리는 탄진과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집값이 하락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연탄을 사용하는 수요층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들은 사회적 약자, 빈곤층이며, 사회의 중심으로부터 외면된 ‘마이너리티’다. 쉽게 오르내리는 기름값을 감당할 수 없어 연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다. 300원하는 연탄 한 장을 사는 데에도 부담을 느끼는 그들의 생존조건인 연탄공장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에게는 아직 연탄이 필요하다. 물론 기름이나 천연가스 등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한 연료가 공급돼야 하겠지만 그만한 예산을 갖추기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연탄이 소외 계층에게 유일한 연료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회의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안정적인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환경친화적인 연료 개발과, 연탄공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이것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정책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연탄’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연탄을 없애기에는 연탄을 사용하는 계층의 경제력이 너무나 극빈하다. 연탄이 없으면 난방도 할 수 없는 그들이다. 우리 사회가 낳은 또 다른 계층이기에 우리 사회에겐 그들을 책임져야할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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