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시행되는 교육부의 대학평가를 앞두고 대부분의 대학들이 급하게 정책을 바꾸고 있다. 우리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평가 항목은 △교육여건 △학사관리 △학생지원 △교육성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우리대학이 가장 취약한 부분은 학사관리 부문이다. 타대학과 달리, 우리대학에는 재수강에대한 제재가 없었고 취득학점 포기 역시 자유로운 편이었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우리대학은 학사제도를 대폭 개편해 오고 있다.

이미 변경되었거나 2015년부터 시행 예정인 학사제도로는 △취득학점을 포기할 때 성적증명서에 포기 과목명 앞에 [W]를 표기하고, △해당학기 초과 취득학점만큼 학점 포기가 가능하고, △졸업연기 시 논문 미제출자는 1학점~3학점을 수강신청 해야 하며 등록금 1/6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부해야한다. 이 같은 취득학점 포기제도, 졸업연기제도, 재수강제도 등 모두 1년 사이에 개정이 이뤄졌다.

이 같은 급작스러운 학사제도 변경으로 많은 학우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학본부는 ‘교육부 정책이 바뀌니 어쩔 수 없다’, ‘그러게 평소에 열심히 했어야지’ 등의 대답을 내놓으며 제도변경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대학본부 측에서 급히 개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은 이해가 된다. 대학평가는 △최우수△우수 △보통 △미흡 △매우미흡 등 5개 등급으로 대학을 나눈다. 이때 최우수 등급 미만을 받은 대학들은 대학 정원을 감축해야한다. 더욱이 미흡 이하 등급을 받을 경우 대학정원을 대폭 감축해야 하며 정부 재정지원 사업참여 제한 및 국가장학금 제한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때문에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이 내년부터 시행될 교육부의 대학평가 기준에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대학구조개혁을 위한 대학평가를 실시하는 것도 대학이 그 평가에 맞추려는 것도 모두 궁극적인 목표는 대학교육을 수요하는 학우들에게 보다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이때 교육부의 이런 정책은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대학만 살아남게하는 구조조정정책으로서, 그 기준의 하나가 엄격하고 공정한 학사관리인 것이다. 그러나 공급초과가 우려되는 대학상황을 조절한다는 취지 속에 학우들의 선택권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지난해 변경된 규정개정안이 심의위원회를 통과하기 며칠 전 학생대표자들에게 학사제도가 바뀐다는 통보를 하고 이에 학생대표자들이 침묵시위를 하여 그 시행이 1년 뒤로 미뤄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그 1년도 이미 지나가고 있다. 학우들이 급히 개정된 학사제도에 대해 불만을 내비치면 “내년부터 입학정원이 감축되면 당장 재학생들의 등록금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등을 이유로 설득하려 한다.

학우들은 거시적인 대학의 평판도나 순위보다는 자신이 다니는 대학 안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과정에서 존중받고 학교가 학우들을 위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올해 당선된 제47대 <건대愛 물들다> 총학생회는 2015년도 1학기부터 개편된 학사제도가 시행된 후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해 본부에 개선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본부는 이에대해 긍정적이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 대학교육의 수요자인 학우들이 받을 문제를 먼저 생각하고 학우들을 존중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