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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심의 위원회, 민주적 구성방안은 없나?
노기웅, 한결 기자 | 승인 2015.03.04 16:12
   
▲ 지난 1월 7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전국대학원총학생회협의회의 ‘대학원 등록금 인상 전가 중단 및 교육비 경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 참여자가 등심위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ㆍ한결 기자)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2조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은 등록금 심의 위원회(이하 등심위)에서 심의를 거쳐 책정돼야 한다. 또 등심위는 학생, 교직원 그리고 법인과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전문가로 구성돼야 하며 학생대표는 30% 이상 포함돼야 하고 한쪽 구성원이 과반을 차지할 수 없다. 우리 대학의 경우 등록금 책정에 대한 본격적 논의는 주로 등록금 운영 위원회(이하 등운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등심위는 등운위의 안건을 상정하고, 심의 내용을 의결하는 형식적인 성격의 자리로 남아 있다.

등심위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10년 고등교육법이 개정돼 모든 대학에 등심위 설치를 의무화하면서부터였다. 시행한 지 약 4년이 지난 지금, 대학사회에서는 등심위를 둘러싸고 비민주적 인원구성, 대학원 대표자의 회의참여보장 규정문제, 기밀유지 조항으로 인한 학우들의 알 권리 침해 그리고 회의에 임하는 학교 측의 불성실한 태도 등 다양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건대신문>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 중 올해 우리대학 등심위에 안건으로 상정된 ‘대학원 대표자의 회의 참여보장 규정문제’와 가장 많은 대학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등심위의 비민주적 인원구성 문제’에 주목했다. 

기구(崎嶇)한 기구(機構)

비민주적인 인원구성
지난 1월 29일 이화여자대학교(이하 이대)의 등심위는 학생위원 없이 마무리됐다. 이대 등심위의 학생위원 측이 등심위 내 외부전문가 선임권을 문제 삼으며 총 6차에 걸친 등심위에 4차 회의부터 참가를 거부하며 생긴 일이다.

이대의 올해 등심위는 학교 측 6인, 학생 측 6인 그리고 외부위원 1인으로 구성돼 진행됐다. 외부위원을 위촉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이 학생들의 의견도 반영하지 않고 동의 절차도 거치지 않아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이대 총학생회가 밝힌 회의 불참 이유였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일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4년도 청주대학교 등심위는 학교 측 5인, 학생 측 3인, 동문 측 1인 그리고 학교 선정 외부전문가 1인으로 구성됐다. 외부전문가를 차치하고도 학교 측 : 학생, 동문 측이 5 : 4로 구성됐는데, 등록금 심의라는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한쪽의 인원이 많은 구성은 비민주적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우리대학 등운위도 학교 대표 5인, 학생 대표 4인, 외부전문가 1인으로 학생 측의 인원을 더 적게 구성해 진행했다.

규정은 합리적인가?
대학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2조 4항에 따르면 ‘어느 하나의 구성단위에 속하는 위원의 수는 전체 위원 정수(定數)의 2분의 1을 초과하여서는 안 되고, 학부모 및 동문 위원의 총수는 전체 위원 정수의 7분의 1을 초과하여서는 안 되며, 학생 위원의 수는 전체 위원 정수의 10분의 3 이상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어느 하나의 구성단위에 속하는 위원의 수는 전체 위원 정수의 2분의 1을 초과하여서는 안 되고’라는 부분은 자칫 어느 한 위원의 수가 과반이면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나 청주대학교의 사례를 보면 이 규정 아래에서도 얼마든지 학교 측의 인원이 얼마든지 다수를 차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주적 등심위구성, 정부가 보장해야”
학생들은 결국 해결 방안으로 정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1월 23일 서울지역대학생교육대책위는 ‘등록금 인하 및 민주적 등심위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어 등심위의 여러 문제와 함께 비민주적 구성 문제를 지적하며 “민주적 등심위 구성을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 등심위에 학생 비율이 낮아 등록금을 많이 올려도 반대할 수 없다”며 정부가 나서서 등심위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 기자회견에서처럼 많은 학생대표자들은 비민주적 구성문제의 해결책으로 정부의 규칙 개정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구조적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규칙 개정을 통한 문제 해결방법엔 한계가 있다”며 “규칙 개정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신 연 연구원이 강조한 해결방향은 학교 측의 의식 개선, 인식 전환이었다. 연 연구원은 “학교 측이 *수익자 부담 원칙, 학교 발전 논리 등을 내세우고 등심위를 ‘등록금 심의 설명회’정도로만 생각하는 등의 인식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규칙 개정을 통해 인원구성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학교 측이 학생 측의 자료요청 등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고 회의에 임한다면 본질적인 해결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그는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 연구원은 “학생들이 외부전문가 선임권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학평의원회 등을 통한 적극적 개정요구에 나서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진지하게 심의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우리대학 한 관계자는 “위원들의 발언이 회의록에 기재되기 때문에 학생 측 위원들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형식적인 발언을 하는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모든 것은 관심에서 시작한다”
‘학생 측의 의식개선’은 대표로 참여하는 ‘학생위원’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연 연구원은 “더 많은 학우들이 등심위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학우들의 관심과 감시야말로 학생대표와 학교대표가 의식 개선, 인식 전환을 단행할 이유이자 목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학우들이 등심위를 관심의 눈으로 볼 때 비로소 학교와 학생대표자들이 올바른 인식과 태도로 회의에 임할 수 있다.

*수익자 부담 원칙 : 공공적인 목적에 자원을 배분할 때 사적인 소비재처럼 그 공공적인 시설 등을 이용하는 개인에게 그 비용을 부담시키는 원칙
**대학평의원회 : 대학의 발전계획, 학칙 개정, 교육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

“등심위 규정개정, 대학원 대표 참여해야”

우리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운영규정 제3조 1항을 보면 ‘등록금심의위원회는 학내외 구성원을 대표하는 자로 11인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학교대표 5인, 학생대표 5인(서울 및 글로컬), 외부전문가 1인으로 구성된다’고 돼 있다. 이러한 등심위 규정 때문에 일반대학원 대표는 지금까지 등록금 결정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항의로 제27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총학) <Run2U>는 2013년에 등심위에 일반대학원 대표가 참가하게 해달라는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올해 등심위에선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의 요구로 일반대학원 대표가 참여할 수 있도록 등심위 규정을 개정하는 것에 대한 안건이 나왔다. 학생위원과 본부위원 양 측은 이 안건에 대해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규정의 부재, 남은 것은 일방적 통보
우리대학 일반대학원의 평균 등록금은 약 5만원이 인상된 이후(2013년 기준) 지금까지 동결인 상태다. 이와 같은 등록금 책정은 대학원 원우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 제29대 일반대학원 총학 <그린라이트> 유성희(법학과 박사과정) 회장은 “지금까지 일반대학원 등록금 책정에는 일반대학원 원우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등심위가 끝나면 그 결정을 확인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총학생회장은 “이런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등심위 규정에 일반대학원 대표 참여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데서 기인한다”며 “등심위 규정에 일반대학원 대표가 참여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하는 것이 일반대학원 총학의 첫 목표다”고 밝혔다. 자신을 인문계열 석사 연구등록생이라고 밝힌 한 원우는 “원우도 대학 구성원인 만큼 대학원 대표가 등심위에 참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본부와 <건대愛> 총학에 공문 발송…
그러나 아직 도 갈 길은 멀다.

일반대학원 총학 <그린라이트>는 이전의 총학이 주로 구두약속을 했던 것과는 달리 정식으로 등심위 규정개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본부와 제47대 총학 <건대愛 물들다>(건대愛)에 보냈다. 유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대학원 행정실을 통해 ‘<건대愛> 총학의 반대가 없다면 올해 안에 등심위 규정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한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건대愛> 측에선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환희(공과대・산업공3) 총학생회장은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미흡함을 시인했다. 이어 정 총학생회장은 “본부, 일반대학원 총학과 조율해 내년 등심위에 대학원 대표가 참여하도록 규정을 개정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규정개정을 위해선 규정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총장의 결재가 있어야 하는 만큼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대학원 대표가 참가하는 서강대, 서울대
서울대학교와 서강대학교 등심위의 경우 대학원 대표의 등심위 참여를 명문화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학칙 113조 등심위 규정을 보면 ‘학생위원 3인과 학교 측 대표 3인, 변호인 2인과 학부모 또는 동문위원 1인으로 구성된다’고 돼 있으며 ‘이 중 학생대표 3인은 학부 측 2인과 대학원 측 1인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서강대학교 등심위 규정 제3조 1항을 보면 등심위는 학생위원 4인, 학교위원 4인 외부전문가 1인(동문회 추천인사)로 구성되며 이 중 학생위원 4인 중 2인은 일반대학원 1인과 전문/특수대학원 1인으로 구성된다.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총협의회 최광종(물리천문학부 석사과정) 사무국장은 “대학원 측 1인이 참여한다는 규정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3년 전 총협의회가 생기기 전에는 대표기구가 없어 학교의 공개모집으로 일반 원우가 참여했다”며 “총협의회 대표자가 참여하면서 학교가 모르는 원우들의 고충을 파악해 전달하고 학교와 협의 후 대책을 마련하는 등 의견전달 및 조율에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노기웅, 한결 기자  shrldnd00@konkuk.ac.kr, hkggoo@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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