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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갈등의 현장, 상지대를 가다
김남윤 기자 | 승인 2015.03.17 01:57
   
▲ 김문기 총장을 반대하는 현수막과 불이 꺼져있는 총학생회실

  2014년 8월, 김영삼 정부시절 사정개혁 1호로 상지대학교의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김문기 총장이 다시 선임됐다. 1994년 김문기 총장은 공금횡령, 부정입학, 교수임용비리 등 사학비리로 징역 1년 6개월의 확정판결을 받고 교육계에서 퇴출됐으나 2010년 사학분쟁위원회와 교육부가 김문기 일가에게 정이사 추천권을 주면서 김문기 총장이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그가 상지대에 복귀한 것이다. 이에 상지대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등이 김문기의 총장 선임 반대의사를 표명하며 투쟁을 벌였다.

1986년, 김문기 총장은 사학비리에 항의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용공 조작을 시도했으며 2014년에는 총장으로 선임되자마자 총학생회, 교수협의회 등 학교자치기구들의 결합을 막고 여론을 분산시키려고 했다. 교육계에서 이미 퇴출당한 전적이 있는 김문기 총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일원은 학생뿐만이 아니다. 그저 순수하게 배움터의 역할인 대학을 원할 뿐이라고 교수교직원학생 삼주체가 마음을 모으고 있다.
 

어두컴컴한 총학생회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해 있는 상지대학교 민주관 1층,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있는 총학생회실은 불이 꺼진 채 어두컴컴하다. 작년 겨울, 학교는 총학생회의 김문기 총장 퇴진 농성을 방해하기 위해 학생회실의 전기를 차단했다. 총학생회는 촛불을 들고 교대하며 농성을 거두지 않고 학생회실을 지켰다. 밖에 천막을 세우고 농성을 할 때는 학생들이 잠드는 새벽 2시쯤 김문기 총장을 따르는 교직원들이 칼로 천막을 찢고 깔아둔 장판을 고장냈다. 건물에 걸어둔 김문기 총장 반대 현수막은 전부 끊어뒀고 유인물들은 다 회수해가며 학생회의 목소리를 차단시키려고 했다. 현 상지대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뿐만 아니라 전 총학생회장, 부 총학생회장은 무기정학처분과 김문기 총장의 형사고발에도 시달리고 있다. 상지대 총학생회장 전종완은 “공권력이 학교 안으로 투입되는 것이 이해가지 않는다”며 “그저 학교가 정상화되길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문기 총장을 반대하는 삼주체의 여론을 막기 위해 학교는 김문기 총장을 반대하는 교직원들의 부서를 바꾸고 타 학교로 보냈고 교수들에게도 징계를 내렸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명예훼손 및 겸직위반으로 파면됐으나 이는 지난해 11월 미성년자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의 교수에게 단순 해임 처분한 것과 비교된다. 지난 2월 7일, 정대화 교수는 연구실을 비우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수연구실을 무단 점거한 총무부장과 학교 관계자들에게 폭행당하고 납치 시도를 당했다. 30년 전 상지학원에서도 이사장 퇴진을 주장한 교수 3명이 납치감금 됐던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김문기 총장을 반대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상지대학교와 김문기’에서는 “3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김문기 총장은 학교폭력의 배후자”라는 글을 남겼다.


우선 학교 정상화부터

돌아온 김문기 총장이 가장 부지런히 한 작업은 학교 UI를 바꾸는 일이다. 그는 수천만 원을 들여 학교 곳곳에 ‘설립자 김문기’가 쓰여진 안내판을 세우고 건물, 표지판, 시설에 붙은 학교마크를 전부 새 것으로 바꿔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김문기 총장이 복귀 된 이후 제대로 된 학교 운영이 어려워졌다. 기존에 운영하던 통학버스는 지원금을 끊어 운영되지 못하고 자치기구 활동비가 지원되지 않는 등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등록금이 불필요하게 쓰이고 있다고 학생회는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등록금 대출을 위한 문서를 제출하지 않아 학생들은 등록금 대출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교내 장학금이 전부 없어져 국가장학금을 제외하면 지급받는 장학금도 없다. 시설유지비 예산 또한 삭감돼 시설이 고장 나도 수리하지 않는다. 심지어 책걸상이 망가져 새 책걸상을 요구하자 폐품처리 된 책걸상을 닦은 후 다시 꺼내뒀다. 그러나 학교 곳곳에 파면당한 정대화 교수 연구실을 포함한 시설 내에 CCTV 설치는 진행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인사조정을 무리하게 진행해 인수인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적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조교들을 행정인턴으로 바꾼 이후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줄 수 있는 전문성의 부족으로 다시 다른 조교들을 고용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인수인계가 되지 않아 학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또한 수강편람의 작성이 늦어져 수강신청 8일전에야 강의 목록이 나왔으며 등수⋅성적처리와 등록금 공지도 일정보다 늦춰져서 나왔다. 생활협동조합으로 운영되던 카페와 식당은 계약을 파기해 김문기 사적으로 운영하려고 하고 있다.

총학생회에서 신입생 OT를 주최했을 때, 학교에서 안정상의 문제라고 주최를 금지하며 만약 주최를 했을 경우 OT에서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학교가 아니라 총학생회가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학교에서 주최한 신입생 OT는 실수 연발이었다. 버스 탑승 공지가 잘못돼 출발부터 문제가 생겼으며 식사에 있어 서도 배식공간 부족과 배식량의 부족으로 배식을 받지 못하는 학생이 있었다. 동아리 홍보나 학생회 소개를 하는 과별 행사 때에는 강당에서 김문기 총장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OT를 다녀온 신입생들은 “OT를 다녀왔더니 기억에 남은 건 김문기뿐”이라며 “행사 진행이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학생자치의 탄압도 김문기 총장이 가장 애쓰는 것이다. 상지대 학보사와 방송국은 지나친 검열로 최근까지 제대로 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총학생회는 과반수로 당선됐으나 학교는 아직도 총학생회의 공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종완 총학생회장은 “김문기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교내에 자신의 이야기가 떠들어지고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아직도 남은 과제들

이러한 학교는 상지대 뿐만이 아니다. 세종대학교 주명건 전 이사장은 2005년 공금횡령으로 물러난 지 8년이 지난 2013년,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 정이사로 복귀했다. 수원대학교의 이인수 총장도 부정입학, 교수 부당해고 등을 벌였다. 이인수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는 해직교수가 교직원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수원대 교수협의회에서 수원대학교의 총장을 해임하라는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상지대학교는 사학비리의 원조격으로 사학비리와 학생자치의 근본을 해치는 부당한 일들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기성 언론에서도 말한다. 이에 지난 10일, 교육부 특별감사에서 대학 측에 김문기 총장의 해임을 통보했다. 만약 학교 측에서 김문기 총장직 해임요구를 따르지 않는다면 사립학교법에 따라 현행 이사들의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특별감사의 결과는 반쪽자리에 불과하다. 친김문기파로 지목된 신규이사 5명에 대해 임원승인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문화 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임원승인에 대해 “문제의 근원인 친김문기 이사회라는 상지대의 지배 구조에는 면죄부를 준 꼴"이라고 말했다.

 

내일신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적발된 부정·비리와 부당운영으로 인한 재정 손실액이 4년제 대학 1341억 원, 전문대학 629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많은 대학들이 ‘대학교의 사유화’를 노리는 이사장, 총장, 이사진들의 복귀가 진행되고 있다. 상지대가 결국 교육부에서 김문기 총장의 퇴진을 얻어낸 것처럼 사학비리의 위협과 가능성에 대해 대학 구성원들은 문제의식을 지니고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남윤 기자  kim_ny1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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