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이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대통령의 이미지는 탈권위이다. 덕분에 요즘 대통령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그는 당선 전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 감동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모습 등을 국민 앞에 보였다. 뭐 그런데로… 나쁘지 않은 전략이었다. 그런데 당선 후 검사와의 토론회를 손수 주재하더니, MBC 백분토론에서 참여정부 3개월을 직접 진단했다.

권위를 없앤다고 여기 저기 다니느라 피곤했던 걸까. 요즘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이 화두이다. 당선 당시를 다시 한번 볼까. 활짝 웃는 얼굴로 대중 앞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니 그 땐 정말 기분이 좋으셨던 모양이다. ‘5년 뒤에 웃는 얼굴로 보자’더니 벌써 대통령을 못해먹겠다고 말씀하시게 될줄이야.

현실적으로 대통령과 국민 대중과의 대등한 토론은 쉽지 않다. 대통령! 이러이러한 점이 확실히 틀렸소! 라고 말했을 때 대통령이 하실 말씀이 없으면 국민들은 뭐가 되나? 대통령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노대통령은 국민과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속 얘기도 솔직하게 털어놓곤 하셨다. 하지만 솔직함이 지도자의 최고의 미덕은 아니다. 집에서 할 얘기와 국민들에게 할 말은 따로 있는 것이다. 요즘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조차 등을 돌려 배신감을 느끼신다는데, 그렇다고 설마 조·중·동에 기대진 않으시겠지. 요즘 조·중·동이 유일하게 편을 들어주고 있긴하지만 그래도 정도를 넘지는 않으시길 바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탈권위는 그만 접었으면 한다. 잘못하면 권위가 땅을 파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될지도 모른다. 권위란 것은 상대방에 대한 진심어린 존경심으로부터 형성되는 것이다. 스스로 인격이 부족한데 존경을 받으려고 강요하면 그게 권위주의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권위는 절대 나쁜 게 아니다. 탈권위 탈권위하면서 왜 ‘막가자는 거 아니냐’ 같은 말을 하냐는 비판도 있다.

“예사로 살면 그만인데, 남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그 사람이 고마워하지 않고 배신할 경우 어떻게 이겨나갈지 궁금하다”는 말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전교조, 한총련, 노동계 등 제단체들과 부딪히는 문제들은 둘째치고 대통령의 진정한 권위를 회복하는게 먼저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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