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인터뷰
"나는 롯데호텔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당했다"김영(방송통신대학 경제학과 2학년)의 부당해고 소송 이야기
박지수 기자 | 승인 2015.09.04 00:07
   
 

 당신은 일용직 근로자이다. 매일 근로계약서를 체결한다. 하지만 당신은 하루마다 일당을 받지 않는다. 계약형태는 일용직이지만 당신은 굳이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지 묻지 않아도 된다. 당연히 출근해야하니까. 또 사용주에게 당신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지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 당신이 맡아 온 업무는 늘 똑같으니까.
 그렇게 3개월이 흘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근무종료 1시간을 앞두고 계약만료 통보를 받았다. 당신이 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은 일용직이니깐 하루 전 계약만료 통보에 수긍하겠는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당신의 계약형태는 일용직이었지만 실제 근무형태는 계약직이었으니까. 한 20대 청년이 이와 똑같은 일을 당했다. 방송통신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영 씨는 지난해 롯데호텔 ‘라세느’ 뷔페에서 3개월 19일간 일을 했지만 하루 전날 계약 만료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그는 충분히 계약직 근로자로 인정받을 만큼 그동안 계약직 업무를 맡아왔다고 주장한다. 현재 그는 롯데호텔을 상대로 부당해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남일 같지 않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롯데호텔 측에서는 “해당 업무에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계약만료 통지를 했다. 본인은 이 이유에 대해 납득하는가?

 납득할 수 없다. 물론 내가 일한 베이커리에서 나와 동일한 업무(△제빵ㆍ제과 진열 △안내 △주방 보조)를 맡은 4명 중 나만 남자였다. 하지만 내가 해고된 이후에도 해당 업무에 남자 아르바이트를 고용한 적이 있다. 정황상 실제로 내가 해고를 당한 이유는 롯데호텔의 취업규칙을 보여 달라고 했기 때문인 것 같다. 취업규칙은 사용주가 사업장 내 근로자의 △임금 △근로시간 △기타 근로조건 등에 대한 구체적 사항을 정한 규칙이다. 나는 해고통지를 받기 전날, 인사과에 찾아가 취업규칙을 보여 달라고 했고 담당자는 표정이 좋지 않았으며 이유를 물어봤다. 하지만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 제14조 제1항>에 따라서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사업장에 게시 또는 비치해 근로자에게 주지시킬 의무’를 두고 있다. 그러나 담당자는 “외부인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거부했고 다음날 계약만료 통지를 받았다.

Q. 본인은 롯데 호텔과 3개월 19일 동안 84회에 걸쳐 하루짜리 일용직 근로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해왔다. 본인의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이 1일 △1일 단위 근무 종료 △1주일 15시간 미만 근무 내용이 명시돼 있다. 그런데 왜 정당한 계약 만료가 아닌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는가?
 일반적으로 일용직이라고 하면 하루단위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며 당일 또는 다음날 임금이 지급되며 지속성이 없는 업무이므로 다음날 출근 여부에 대헤 사용주와의 확인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의 경우, 근로계약서는 매일 체결했지만 임금지급은 주단위로 이뤄졌다. 또 업무 스케줄도 주단위로 편성이 되기 때문에 매일 출근하는 것이 당연했다. 나는 2주치 업무 스케줄을 부여받기도 했다. 또 나는 제품을 진열하고 제품을 설명하고 주방보조 업무 등 매일 똑같은 업무를 맡아왔기에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용주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신입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오면 내가 신입 업무 교육을 맡아왔다. 때문에 나는 계약형태만 일용직었을 뿐, 사실상 계약직 근로를 해왔다. 때문에 근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며 최소 2주전도 아닌 하루 전날 계약만료를 통보하는 것은 부당해고 이다.

Q.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1심 신청 기각과 서울행정법원 1심 판결에서는 본인을 일용직 근로자로 판단했다. 위 결정과 판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노위 1심에선 내가 일용직 근로자가 아니었다는 증거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했기에 롯데호텔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후 재심을 신청하고 내 업무형태와 임금지급 방식 등 상용직 근로자였음을 증명하는 증거들을 제출해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행정법원의 1심 판결은 납득할 수 없었다. 판사가 1심에서 “원고는 청년 아르바이트생이므로 언제든지 다른 직종을 찾아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상용직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말 충격이었다. 기성세대들이 현재 20대 아르바이트생들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됐다. 정말 안타깝다. 특히 요즘 구직기간이 길어지면서 아르바이트를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20대들이 늘고 있다. 구직이 되기 전까지 자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아르바이트이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역시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사용주는 계약직 업무에 해당하는 일도 언제든지 해고하기 쉽게 일용직 근로계약서를 쓰게 한다. 여전히 이런 악덕한 행위 앞에서 일용직 근로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Q. 중노위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고 롯데호텔 상대로 항소까지 진행했는데, 두려움은 없었나?
 나는 계약형태만 일용직이었지, 나의 업무는 상시적이고 지속적 업무였으므로 충분히 상용직 근로자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하루 전에 계약만료 통지를 하는 것은 분명 불법이라 판단했고 중노위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면서 나는 상용직 근로자였음을 주장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롯데호텔 측은 9cm 정도 두께의 답변서를 보내왔다. 롯데 호텔이 선임한 우리나라 대형 로펌의 변호사가 쓴 글이었다. 그 두께를 보고 처음으로 무서웠다. 그때 혼자서 싸울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청년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을 찾아갔다. 지금까지 청년유니온과 함께 소송 진행 중이다. 청년유니온과 함께 하고나서부터는 두렵지 않았다. 나도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으니까.

Q. 합의금 3천만원은 정말 큰 금액이다. 남은 학기 등록금을 다 지불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그런데 왜 합의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나?
 3천만원은 나에게 정말 큰돈이다. 하지만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었다. 그동안 계약직 근로자들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 판례들은 많다. 하지만 이번 소송을 제기하면서 보니 일용직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 사례가 전혀 없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용직 근로자들이 계약직 근로업무를 하면서도 계약직이 되지 못하고 부당하게 해고를 당해 왔을 지 짐작이 갔다. 현재 일용직 근로자들은 법의 테두리 바깥에 처해 있다. 처음이 중요하다. 꼭 일용직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첫 판례를 남기고 싶다. 그래서 합의금 3천만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Q.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20대에게 이것만은 꼭 지켜라!’ 조언을 해달라.
 “항시 녹취하라”이번 소송을 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는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대부분의 문제들은 고용노동부로 넘어가는 사건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평소에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녹취이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임금 협상을 할 때 등 중요한 내용을 논의할 때는 무조건 녹취를 해야 한다. 사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휴대폰이나 녹음기를 항시 켜놓길 바란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는 부당한 문제는 예견된 자리에서 고용주와 논의를 하면서 생기기도 하지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이나 행동 등 예기치 못한 경우에도 일어나기 때문이다.
 

 

박지수 기자  rhehf333@konkuk.ac.kr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지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건국대학교 건대신문사
0502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5층 건대신문사
대표전화 : 02-450-3913  |  팩스 : 02-457-3963  |  창간년월일: 1955년 7월 16일  |  센터장 : 김동규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동규
Copyright © 2020 건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