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시사 기타
인턴일기 #1 일간지 인턴기자"잔인하지만 알려줄게"
건대신문사 | 승인 2015.10.23 23:44

 국문학과 10학번 "기자 힘들어"님 제보

- 약3개월 근무, 주 5일제
- 수습 월급 120만원 정도(세금 제외)


 첫 날, 끝내 울고 말았다
 학교를 벗어나 처음 마주한 사회는 혹독했다. 일간지 A사에서 경제부 수습기자로 활동하게 된 첫 날, 나는 끝내 울고 말았다. 이유는 선배의 갑작스런 불호령 때문이었다. 잔뜩 긴장하고 있던 탓에 감정이 더 북받쳐 올랐다. 아직도 영문을 모른다. 기사 작성에 대해 여쭈어봤을 뿐인데, 바쁜 와중이라 화가 나셨던 걸까. 그 외에도 ‘여기는 뒷이야기가 많은 곳이니 자주 웃지 마라’ 등의 충고를 들으며 폭풍 같던 첫 날이 지나갔다. 언론사는 보통 분위기가 거칠다는 소문이 확실해졌다.

 둘째 날 나는 첫날 회사에서 봤던 다른 직원들이 편안한 캐주얼 차림이라, ‘기자라면 역시 활동성이지!’ 하며 평소 입던 대로 입고 출근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부장에게 불려가 한소리 듣고 말았다.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취재원인 금융권 직원들은 항상 정장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맞춰가야 한다는 것. 내가 봤던 편안한 차림의 직원들은, 신문지면 레이아웃을 담당하는 디자이너들이었다. 첫날이라 구분이 쉽지 않았던 탓에 경솔했던 내 판단으로 일어난 해프닝이 었다.

 한 달간은 교육 차원에서 출입처를 할당받지 않고 사무실 내근을 했다. 통근 거리가 멀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했지만, 이른 시간에도 나와 같이 출근을 위해 지하철에 몸을 실은 사람들을 보면 위안이 됐다. 극심한 취업난에도 기회를 얻어 출근이란 걸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자고 되새겼다.

 

 직장은 인턴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사실 나는 경제에 문외한이다. 문화부를 지망했지만, 부서 사정에 따라 경제부에 가게 됐다. 어문계열을 전공한 나로서는 따로 경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됐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는 통상적으로 매달 둘째 주 목요일에 열린다는 사소한 사실부터 금리의 흐름과 종류, 채권시장, 난생 처음 들어보는 딤섬본드까지 기초부터 다져갔고, 주로 다른 기자들이 쓴 기사를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능력 부족을 깨달았을 때 가장 힘들었다
 한 달이 지나 출입처 기자실로 출근하게 됐다. 사람들은 기자의 장점으로, 상사와 한 공간에서 일하지 않는 것을 꼽는다. 나로선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상사만 없을 뿐이다. 타 매체 선배 기자들과 한 공간에 있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매일 아침 일과는 타 매체 기사를 확인하며 시작된다. 내가 어제 놓친 내용이 있는지, 새로운 동향이 있는지 등을 체크한다. 그러면서 나는 매일 아침 좌절감을 맛봤다. 같은 출입처를 담당하는 기자들과 나에게 같은 상황이 주어져도 그 상황에서 어떻게 소스를 얻고, 분석하고, 추가 취재를 하냐에 따라 결과물은 천지차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능력부족을 정면으로 마주하던 시간들이 수습기자로 활동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기자는 ‘술’을 잘 마셔야 한다
 기자는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다. 어떻게 보면 출입처 취재원들과의 관계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기사의 질이 달라지는 것도 같다. ‘기자’하면 ‘술’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결론적으로 ‘기자는 술을 잘 마셔야 한다’는 말은 편견이 아니었다. 술을 즐겨하지 않는 나는 주로 점심약속을 통해 취재원을 만났지만, 더 스스럼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기사가 될 만한 ‘제대로 된’ 내용을 그들의 입을 통해 듣고 싶다면 술이 그 매개체가 되어준다는 신념이 아직까지 언론계에는 남아있는 듯 했다.

 기자의 덕목은 책임감甲, 신중甲
 취재원과의 관계에서 기자는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라는 것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한번은 몇몇 제2금융권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재 받은 사실을 온라인 기사로 출고시킨 적이 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해당 기업 홍보 직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기사 내 자사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을 좀 순화시켜주셨으면 한다는 부탁이었다. 난감한 목소리로 본인도 이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죄송하다며, 수정될 때까지 두 번의 연락이 더 왔다.

 이런 시간들을 겪으면서 나는 기자라는 직업이 아무에게나 함부로 주어져서는 안되는 직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기자는 한 자 한자 신중하게 써내려가야 하며, 자신이 고른 단어의 의미와 어감도 다시 한 번 살펴보며 자신의 기사에 책임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누군가는 기자를 ‘음유시인’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여기저기 떠돌며 자신만의 작품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긴 하지만, 기자를 잘 모르는 사람이 한 말인 것 같다. 음유시인은 적어도 마감에 쫓기진 않았다. 

건대신문사  kkpress@hanmail.net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건대신문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건국대학교 건대신문사
0502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120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5층 건대신문사
대표전화 : 02-450-3913  |  팩스 : 02-457-3963  |  창간년월일: 1955년 7월 16일  |  센터장 : 김동규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동규
Copyright © 2017 건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