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하기 힘든 대표 공약, 등록금 인하 & 휴학생 계절수업 제한 해지 구체적 방안 없어

<한울> 선본 역시 등록금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에 특이한 점은 구체적인 인하율을 제시하기보다는 등록금 인하 근거만 제시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박우주(경영대ㆍ기술경영3) 정후보는 “수치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왜 인하를 감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근거 역시 대학 본부를 상대로 논리적인 근거로 사용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울>은 우리대학 법인 재산이 사적으로 이용된 부분을 근거로 들어 등록금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업무추진비와 판공비 등 이사장 공금횡령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한 후 받은 정보를 감사해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근거 자료로 제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법인 회계와 등록금 회계가 다르기 때문에 업무추진비와 판공비가 사적으로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등록금 인하로 연결될 수는 없다. 한 법인 관계자는 “설사 법인재산이 사적으로 이용됐다고 하더라도 그에 해당하는 예산이 법인 회계에 속하는 다른 용도로 쓰이게 되는 것이지 등록금 회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즉, 법인의 수익에서 할당되는 이사장의 업무추진비와 판공비는 더클래식500이나 건국유업 등에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휴학생 계절수업 수강 제한 해제 공약 역시 실현하기에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7대 총학생회 <건대愛 물들다>는 휴학생이 계절수업을 듣는 것은 불법행위라는 대학본부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했고,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을 돌려받았다. <한울>은 이런 사실을 근거로 “대학본부의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며 휴학생 계절수업 수강이 별 무리 없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계절수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학사지원팀 서영진 주임은 지난 17일 <건대신문>과의 통화에서 “계절수업은 정규 학기 수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보충수업”이라며 “타 대학의 사례와 무관하게, 정규 학기를 쉬기로 한 휴학생이 계절수업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해 휴학생 계절수업에 대한 대학본부의 완강한 입장을 전했다. 또한 “휴학을 신청한 채 비교적 수업료가 저렴한 계절수업만으로 졸업요건을 채우는 꼼수를 부리는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며 제도 자체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한울>이 주요 논거로 제시한 ‘법적인 문제 없음’은 대학본부도 똑같이 내세울 수 있는 카드다. 현행법상 대학의 휴학생과 관련된 법령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학본부의 휴학생 계절수업 수강 제한 역시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따라서 만약 <한울>이 휴학생 계절수업 공약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앞서 언급한 ‘꼼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휴학생 계절수업 수강의 필요성을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나 대안 모델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울>의 공약집 어디에서도 이러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포탈 개선, 장애학우 시설 개선, 문화탐방, 체육대회 등최근 3년 간 총학에서 제시했던 공약 대다수

그동안 총학생회 후보자들이 제시한 공약에 대해 학우들은 ‘현실성이 없다’, ‘너무 인기영합주의식이다’, ‘공약이 너무 많은데, 덮어놓고 일단 다 제시해보는 것 아니냐’는 등의 비판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이번 총학생회 후보 <한울>에서 제시한 공약에 대해선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우리대학 통합커뮤니티 <쿵>에서는‘단선이라 그런지 공약이 성의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까지 <한울>이 제시한 공약은 총 17개 이며 이중 이전 총학생회에서 제시한 공약과 내용이 겹치는 것이 약 11개 정도이다. 대표적으로 포탈 개선, 장애학우 시설 개선, 냉ㆍ난방기 보수 및 교체, 문화탐방, 전체 체육대회 공약 등이 있다. 포탈은 고질적인 문제이기에 몇 년 째 총학생회에서 제시하는 공약이라 치더라도 이미 눈에 익은 공약들이 많다. 장애학우 시설개선은 제47대 <건대愛물들다> 총학생회에서 이행한 사항에서 더 개선을 하겠다는 것이나, 여전히 장애유형을 고려하지 않고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우들만 고려한 공약이다. 또 문화탐방과 전체 체육대회는 2013년 제46대 <낭만건대>의 공약이었다. 달라진 점은 문화탐방의 경우 학우들로부터 탐방 기획서를 작성할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또 모든 단과대학이 참여하는 ‘건국대학교 체육대회’의 경우, 2013년에 명칭과는 달리 재학생의 1/10도 모이지 않았다.

이런 비판에 대해 <한울>은 “그동안 제시돼 왔던 총학생회의 공약은 1년 안에 시행하기 힘든 것들이 많았고 또 고질적인 문제들이 대부분”이라며 “<한울>이 이번에 제대로 이행하겠다”고 답했다.

 

학관 여학생 휴게실 증설,정말 필요할까?

현재 제1학생회관에는 남학생 휴게실은 있으나 여학생 휴게실은 없다. 제1학관에 인접한 건물들 중 여학생 휴게실이 있는 곳은 공과대학이 유일하다. <한울>은 이런 상황을 근거로 들며 제1학관의 총ㆍ부총학생회장실을 여학생 휴게실로 용도를 변경하겠다는 공약을 선보였다. 이 둘은 어차피 접견실 및 자료 보관실 등으로 사용되던 ‘잉여 공간’이었으므로, 휴게실로 용도를 변경하는 것에 별 무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공약에 대해, ‘생뚱맞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말로 여학생들이 휴게실이 부족하다고 느끼는지도 확실치 않거니와, 휴식을 목적으로 찾는 경우가 거의 없는 제1학관에 구태여 휴게시설을 조금 늘리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썩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여학생 휴게실 개수가 남학생 휴게실 개수에 비해 부족한 건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도 석연찮다. 만약 남학생 휴게실 역시 여학생 휴게실만큼이나 부족한 상황이라면, 굳이 여학생 휴게실만을 늘릴 근거가 빈약하다.

한 편, 일각에서는 몇몇 공약들이 그저 개수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짜낸 것들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예를 들어 각 단과대 냉ㆍ난방기 보수 및 교체 공약이나 학생 안전 시설물 점검 공약은 ‘굳이 공약으로 내걸지 않더라도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아니냐’는 것이다.

 

그물망으로 냄새 없는 은행나무길 조성할 계획. 실효성은 '글쎄?'

<한울>은 매년 가을마다 불쾌한 악취를 풍기는 은행나무 길에 대한 해결방법으로 은행나무에 그물망을 설치, 은행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미리 받아내겠다는 아이디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과연 이 방법이 최선일까.

우리가 흔히 은행나무의 열매로 알고 있는 은행은 실은 열매가 아니다. 겉씨식물인 은행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고 종자를 만들어낸다. 이 종자의 겉껍질에 들어있는 ‘빌로볼’과 ‘은행산’이라는 성분이 은행 특유의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원인이다. 흔히 ‘옻 오른다’고 표현하는 가려움증도 이런 성분 때문에 발생한다.

여기서 그물망 아이디어에 대한 한 가지 의문점이나타난다. 그물을 걸어놓고 떨어지는 은행을 미리 받아내더라도, 그 냄새를 전부 막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으깨진 은행의 냄새에 비하면 훨씬 덜하겠지만, 먼저 떨어진 은행이 쌓인 은행의 무게에 짓눌려으깨지거나, 비가 내려 물에 젖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물망을 설치하더라도, 시시때때로 쌓인 은행을정리하고 치우는 작업과 인력이 또 필요한 것이다. 다만 떨어진 은행을 밟아 신발 밑창에 묻거나 냄새가 배는 경우는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는 <한울>이 직접 밝힌 바와 같이, 이미 예전부터 논의돼온 아이디어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부산시는 그물망을 제작해 여러 형태로 설치를 시도했으나 설치 후 미관 훼손과 그물망 고정문제와 그물망에 걸린 은행이 부패해 냄새가 날 우려로 인해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업을 포기했다.

최근 은행나무 냄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에서 선택하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안은 은행이 열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로 나뉘며 암나무에서만 은행이 열리기 때문에 수나무만 심을 경우 은행이 열리지 않는다. 지난 2013년, 국립산림과학원이 세종로 은행나무 가로수길 조성사업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했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