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생명과학대학 실험실에서 발생한 호흡기질환을 보인 환자 54명이 전원 퇴원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정확한 질병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추가적인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건물 한 동을 폐쇄해야 할 정도로 그 여파가 컸기에 학내외의 충격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동물생명과학대학 학생들의 수업이 정상화되는 등 안정화 단계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수습 및 재발방지에 주력할 때이다. 우리대학은 퇴원환자 지원과 연구시설안전 개선 등 사후 대책을 총괄하는 ‘후속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후속대책위원회는 질병관리본부와 공조해 정확한 원인규명 등 현 상황을 조속히 마무리해 사후 대책을 능동적으로 수립하는 한편, 동물생명과학관 연구 시설의 빠른 정상화와 추가 안전 대책, 동물생명과학대학의 학사일정 정상화를 위한 제반 조치를 수립하고 점검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민안전처,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와의 함께 실험실 안전 관련 부처별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연구공간에서의 유사한 생물 안전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늦었지만 이런 후속 조치는 환영할 일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전한 실험실 환경을 위한 구체적인 매뉴얼을 개정하고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실험실 안전문제는 비단 어제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은 화재나 화학약품 , 실험기자재등과 관련한 안전문제가 주로 다루어졌었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처럼, 실험실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로부터 연구자들이 언제든지 공격받을 수 있는 취약공간임을 드러났다.

 우리대학은 동물생명분야의 연구가 활발한데, 동물의 사료나 동물로부터 점염될 수 있는 다양한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본부 주도의 강력한 보건안전 점검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실험실 연구원들에 대한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대학본부가 발표한 후속조치를 보면, 퇴원환자지원팀을 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이전과 비교해서 진일보한 대책이라 하겠다. 환자들이 병원균으로부터 완치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학교생활과 연구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퇴원환자의건강과 심리를 모니터링하고 관리지원하는체계는 선진국에서 오래전부터 적용해온 중요한 사후대책 중 하나이다. 이런 사후대책은 혹시 모를 다른 재난 또는 보건관련 사건을 해결하는 데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이번 호흡기 질환으로 인해, 우리 대학에 대한 내외적 평판에 금이 간 것도 사실이다.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광고 등 캠패인을 통해 대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빨리 불식시키는 것도 필요하겠다. 특히, 구성원들에게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대학 내 긍정적인 인식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할 필요가 있겠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번 사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처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교육 및 연구환경을 마련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후속 대책 수립에 매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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