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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실험실 실태, 이대로는 괜찮은가?
이산하 기자 | 승인 2015.12.06 21:21

우리대학에는 1,141여명의 1학년 이공계열 학우들이 재학 중이다. 과 특성상 실험 수업이 없는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모든 이공계열 학우들이 과학관에서 같은 실험 수업을 받고 있다. 물리학, 화학 및 실험수업이 약 30개 이상이며 생물에 관련된 실험 수업까지 고려한다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이다. 이과대학 실험실은 전공 심화 실험을 위해 이공계열 학우들이 거쳐야 하는 발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이과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실험 수업은 학우들에게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

이과대 실험실 실험 기구들의 현재 실태는? “실험 기구의 종류는 다양하나, 파손되고 노후 된 것이 많다.”

1학년 실험 수업을 맡고 있는 조교 김 군은 최근 실험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고한다. 수업 준비를 위해 사전에 미리 실험을 해보면 걱정이 앞선다. 평균 35명에서 40명의 학생들이 6개에서 8개의 조를 나누어 실험을 한다면 실험 세트 8개를 준비해 놓아야 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제대로 작동해 원하는 현상이나 결과 값을 볼 수 있는 실험 세트는 고작 1개에서 2개뿐이다. 실험 수업이 진행되면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터진다. 관찰하고자 하는 현상과 결과 값을 정하기 위해 기준점을 찾는 간단한기구마저 말썽을 부리기 때문이다. 김 군은 실험 수업 준비를 위해서 관련 이론을공부하고 미리 실험을 해본 후 학생들이 질문하면 원하는 답을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수업 때 학생들의 질문보다 ‘왜 이렇게 측정이 안돼요?’식의 말을 더 많이 듣는다. 이때마다 김 군은 도 울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무력감에 빠지기도 한다고 한다.

“실험 기구가 작동하지 않아 다른 조의 실험 측정치를 빌려서 리포트를 쓰고 있다.”

최하림(정통대・전자공1) 학우는 지난학기부터 다른 조가 실험하는 모습을 봐야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험 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고장이 나서 실험이 불가능한 상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 리포트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다른 조가 실험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후 측정치를 얻어가는 형편이다. 최 학우는 “2학기부터 전자기기를 이용해야하는 실험이 많았지만 실험 기구가 노후 되거나 파손된 것이 많아 측정자체가굉장히 힘들었다”며 “억지로라도 실험을 진행해 측정치를 얻지만 심한 오차율을 보이는 결과 값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허용범위의 오차율을 볼 때마다 ‘실험을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늦어지는 실험 기구 교체,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파손되거나 노후 된 실험기구를 교체하려면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한다. 먼저 조교들이 실험기구에 대해 회의를 한 후, 해당 실험 수업 주임 교수에게 현 실험 기구의 상황 및 구매 목적 등이 적힌 서류를 작성해 결재를 받아야한다. 결재 받은 서류는 관재팀으로 전달이 돼 관재팀에서 실험 기구를 교체하는 것이 현재 방침이다. 하지만 김 군은 “관재팀에서 조교들에게 실험 구매 금액의 한도를 통보하지 않기 때문에 조교들이 실험기구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험 기구는 성능에 따라 비용차이가 크기 때문에 구매 비용의 한도를 안다면 이를 고려해 실험기구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다. 김 군은 “애초에 구매 비용을 안다면 비용에 맞춰서 실험기구를 요청하기 때문에 실험기구 요청 과정에서 예산문제로 번복되는 과정을 없앨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관재팀은 학기초에 실험실습비 예산을 단과 대학별로 배정했기 때문에 예산 한도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험실습비는 실험기구 교체에 이용되고 있다. 관재팀 김동훈 선생은 “실험실습비 외에도 교비나 교수 개인 프로젝트에 할당된 예산을 실험기구 교체에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관재팀에서 관리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실험 기구의 교체도 신속히 이루어지는 편이 아니다. 기구가 파손돼 3주전에 관재팀에 실험기구 교체를 요청해도 실험 당일까지 교체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실험 당일, 노후 되거나 파손된 실험 기구를 불가피하게 이용해야만 한다. 도저히 해당 실험기구로는 실험이 불가하다면 실험 관련 과제를 내주어 실험을 대체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관재팀 김 선생은 “연말에 실험 실습비가 남아 단과대학으로부터 실험기구 교체 요청이 한꺼번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실험 수업이 포함된 단과 대학은 연말에 예산이 남을 시에 교체를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험기구 조심히 다뤄야 할 필요도….

조교 김 군은 실험 준비를 하면서 작동하지 않은 멀티미터기(Multimeter)를 보고 당황했다. 입력 버튼이 빠져서 파손된것이다. 고장 난 멀티미터기는 교체한지 불과 1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군은 “노후 된 실험 기구 교체가 지연되는 부분도 있지만 학생들이 실험 기구를 함부로 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과대학의 파손된 실험 기구는 대부분 학생들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다. 전자기기를 다루는 실험이 끝난 날에는 전선들이 훼손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조교들이 훼손된 전선을 다시 납땜해 원래 자리에 붙여놓는다. 그러나 애초에 복구 자체가 불가능한 전선의 양이 상당한 편이다. 또 훼손된 실험 기구를 교체하는 비용도 적지 않다. 전선 하나도 적게는 2천원많게는 5천원 정도이고, 실험 기구 한 세트 설치비용은 5백만원에서 천만원의 비용이 들기도 한다. 김 군은 “실험기구 교체가 늦어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학생들이 실험 기구를 좀 더 조심성 있게 다뤘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멀티미터기(Multimeter) : 도체의 저항, 전압, 전류의 세기를 측정하는 장치

 

이산하 기자  sawyer0901@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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