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대학교육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킬 혁신이 온라인미디어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대학들은 자체 교육을 위해 온라인교과목과 관련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은 등록된 학생에게만 제공하는 폐쇄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공개하는 개방형 온라인 교육플랫폼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많은 대학들은 이런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2002년 미국매사추세츠공대(MIT)가 정규 강의를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시작된 OCW(Open Course Ware·오픈코스웨어) 가 그 예이다.

 그러나 지금의 변화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가 이끌고 있다. 이 시스템은 세계 유수 대학의 전공과정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상호 평가와 토론, 퀴즈 등 현실 강좌에서나 가능한 것을 시스템에 도입해서 사실상 교실 수업을 대체하게 했다. 최근의 MOOC는 일정 학비만으로 강의수료증도 받을 수 있다. 이곳에서 취득한 하버드대·스탠퍼드대·프린스턴대 등 유명 대학 수료증을 기업들이 대학 학위증처럼 취업이나 진학 때 인정해 주고 있다.

 최근 조지아공대는 MOOC를 통해 컴퓨터학과 정규 석사과정을 올해 1월에 개설하기도 했다. 이제 유학을 가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6000달러의 수업료를 내면 명문대학의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있게 된 것이다. 세계 3대 MOOC 웹사이트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유다시티(Udacity)가 미국의 다양한 정보기술(IT) 기업과 합작해 나노학위 과정을 개설했는데, 실제로 AT·T에서 이 과정의 학위 취득 학생 중 100명에게 인턴십 기회를 주기도 했다.

 이런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2030년께 전 세계 대학의 절반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도 나오고 있다. 구태여 대학에 등록하지 않아도 우수한 교육기관으로부터 전문지식을 보다 유연하게 받을 수 있고, 그 과정을 기업이나 사회에서 인정해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약 2억 3000만 개에 달하는 무료 강좌가 등록되어 있는 무료교육사이트인 칸아카데미의 설립자인 칸은 “앞으로 기업들은 대학 학위 대신 마이크로소프트·구글·페이스북 등 기업이 부여하는 인증 시험을 채택해 고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래의 대학은 개방적인 온라인 교육시스템과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고민할 때이다. 대학교육이 유연한 연구 프로젝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유엔 미래 보고서>의 내용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공급자 중심의 표준교육체계에서 수요자 중심의 유연한 맞춤형 교육이 주류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대학은 사회의 수요, 피교육자의 수요를 끊임없이 읽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대학과 어깨를 맞대고 우수한 개방형 온라인 교육콘텐츠를 준비하고 공표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