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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쩐’의 전쟁, 프라임(PRIME) 사업
심재호 기자 | 승인 2016.03.03 02:14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당신, 혹시라도 지금 입대, 휴학, 장기여행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 앞으로의 학교 소식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언젠가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소속 학과도 못 찾고 우왕좌왕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상당수의 대학교가 정부에서 추진 중인 ‘프라임(PRIME)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 대규모의 학사구조조정을 감행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학이 취업만을 위한 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혹평하는 반면, “사회에서 요구하는 수요에 비해 과잉 공급되는 인력을 줄일 수 있다”며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2016학년도 대학가의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될 ‘프라임’, 그 내용과 쟁점을 <건대신문>이 정리해봤다.

 

대학이 프라임(PRIME)에 목매는 이유

 지난 2015년 1월, 교육부는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사업 (PRogram for Industrial needs― Matched Education)’, 이른바 ‘프라임(PRIME)’의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맞게 학사구조를 조정한 대학 중 가장 ‘모범적인’ 대학을 선정, 16년도부터 18년도까지 3년 간 수백억 원 가량의 국가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선정된 대학이 받게 될 지원금의 규모와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은 그 대학이 선택한 ‘옵션’에 따라 달라진다.

 제시된 ‘옵션’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원금 규모가 크지만 가이드라인이 까다로운 ‘사회수요 선도대학 유형(대형)’이고, 다른 하나는 비교적 지원금 규모가 작고 가이드라인이 원만한 ‘창조기반 선도대학 유형(소형)’이다. 만약 대형 사업에 지원해 선정될 경우, 선정된 대학은 최소 150억 원에서 최대 300억 원의 지원금을 얻게 된다. 소형 사업의 경우에는 선정 대학 모두 일률적으로 50억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대학 재정지원 사업 중에선 이례적으로 거대한 규모다.

 물론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는 것도 만만치 않다. 당장 사업 참여 신청서를 제출하려는 대학들은 참여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오는 17년도 입학정원을 이른바 ‘산업수요 중심의 학과’로 대거 이동시켜야 한다.
 대형 사업의 경우 입학정원의 10% 또는 200자리 이상, 소형 사업의 경우 5% 또는 100자리 이상 이동시키는 것이 최소 조건이다. 예를 들어, 대형 사업에 지원하며 16학년도 입학정원이 약 3천 명 이상인 우리대학은 적어도 기존 학과의 정원 200자리 이상을 축소・폐지해 ‘산업수요 중심의 학과’로 이동시켜야 한다. 거의 단과대 하나의 입학정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대대적인 학과 구조조정이 학생들로부터 강한 반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은 대학가의 상식이다.

 이렇듯 대대적인 학과 구조조정과 그에 따라 예상되는 강한 반발에도 불과하고, 대학들이 프라임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재정에 대한 암울한 전망 때문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학령인구는 1980년대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2020년 이후부터는 고령인구 비율이 학령인구 비율을 역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등록금을 납부할 입학생 수의 감소는 정부의 등록금 인상 규제와 맞물려 대부분의 운영비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사립대학들에게 크나큰 재정적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좋든 싫든 프라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선 단순히 대대적인 학과 통폐합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육부의 설명에 따르면 ‘프라임’의 목표는 “대학교육 체제 개혁을 통해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른바 ‘양적 개혁’과 ‘질적 개혁’ 두 가지를 모두 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과 신설 및 통폐합과 정원 이동은 교육부가 제시한 대표적인 ‘양적 개혁’ 방안에 해당한다. ‘질적 개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 마련, 현장실습 과목 창설 등 교육과정에 대한 조정이 요구된다.

취업난 원인은 대학구조로 인한 인력 미스매치?

 공개된 사업선정 평가지표를 보면 취업 연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평가지표의 다섯 가지 영역 중 ‘대학 여건 및 학과개편・정원조정 계획(양적 개혁)’과 ‘교육과정 혁신 및 진로교육 내실화(질적 개혁)’의 배점이 100점 만점 중 74점을 차지한다. 반면 학생 지원 및 구조조정에 따른 보상 계획에 대한 배점은 16점에 불과하다.(<표1> 참조)

 이러한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은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인력난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우리나라 고용문제의 원인이 대학의 교육과정에 있다고 보는 견해에서 비롯된다. 교육부는 “산업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대학 교육과정으로 인한 채용 후 재교육 시간과 비용 소요에 따른 사회적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며 “산업계 수요와 대학 공급 간의 불일치를 해소해야 한다”고 사업 추진 이유를 밝혔다.

 ‘프라임’에 대한 논쟁의 쟁점은 여기서 나타난다. 문과대의 A교수는 “기업의 논리로 대학을 재단하는 사업”이라며 교육부의 입장을 비판했다. 대학의 역할을 노동력시장의 공급자로서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업 방향에 대해서도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대학의 교육과정을 취업중심으로 개편한다는 발상도 이해할 수 없다”며 “오히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자금난을 빌미삼아 정부가 대학을 마음 대로 휘두르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프라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 대학 또한 대대적인 변화를 겪을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윤곽만 드러났을 뿐(인터뷰 기사 참조), 구체적인 조정 방안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17년도 입학정원부터 적용되는 이번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사업계획서 접수 마감일인 3월 31일 이후에야 전모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프라임’ 최종 선정 대학은 오는 4월 말에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1> PRIME사업 선정평가 지표 (출처ㆍ교육부)

 

심재호 기자  sqwogh@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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