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커뮤니티 쿵(KUNG)에 올라온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대자보 사진

최근 우리대학 생명환경과학대(생환대) 신입생 새터 성희롱 파문에 이어 ‘희롱체' 사과문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취재결과 대부분의 매체에서 명확한 사실관계를 담지 않고 기사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총학생회가 붙인 단 하나의 대자보 △성희롱 논란이 된 학과에서 붙인 대자보 △사과문의 내용을 감추려는 의도 등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인양 보도됐다.

총학생회장의 대자보? 생환대 대자보? 언론사의 ‘낚시성 보도’

이 논란은 생환대 신입생 새터에 대한 대자보의 글씨체가 가독성이 떨어져 발생한 것으로, 우리대학 인터넷 커뮤니티 쿵(KUNG)에 “글씨가 독특하다”고 익명게시판에 사진이 올라오며 시작됐다. 이후 페이스북 '건국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를 비롯한 여러 SNS를 통해 생환대 새터 성희롱 사건과 더불어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노컷 뉴스’, ‘국민일보’는 물론 ‘연합뉴스TV’, ‘KBS’, ‘한겨레’까지 나서 관련기사를 냈고, 비난여론은 점차 거세졌다. 특히, EBS 저녁뉴스 <하재근의 문화읽기>에선 이 대자보를 총학생회가 올린 단 하나의 대자보인양 소개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매체는 ‘총학생회측’, ‘성희롱 OT 관련 대학’이라는 모호한 말로 명확한 사실관계를 담고 있지 않았다.

사실, 논란이 된 대자보는 문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회장이 작성한 것이다. 총학생회장이 작성한 것도, 성희롱 파문의 대상인 생환대의 대자보도 아니다. 때문에 언론사의 이런 보도에 대해 “생환대 OT 사건과 더불어 관심을 받으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했다.

고의적으로 작성한 희롱체? "진심을 담아 눌러쓴 ‘정자체’였다" 설명해

논란이 되고 있는 대자보가 게시되기까지의 배경은 2월 29일 열린 제10회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회의 결과와 연관돼 있다. 이날 중운위 소속 대표자들은 “학생대표로서 생환대 OT사건에 책임감을 느끼고, 진정성 있는 사죄의 뜻을 전할 방법을 고민해야한다”며 동일한 내용의 대자보를 각 단과대 회장들이 손 글씨로 직접 작성해 각 단과대에 게시하기로 결정했다. 내용은 사죄의 뜻과 더불어 중운위의 대처방안을 넣기로 합의했으며, 논란이 된 대자보는 이런 맥락에서 작성됐다. 특별히 문과대는 단과대 대표뿐만 아니라 학과회장까지 대자보를 작성하기로 결정했고,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회장 역시 참여하게 됐다.

이 문제의 당사자인 박범준(문과대ㆍ미컴3)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회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생환대 신입생 OT에 관한 중운위 뜻에 학과학생회장으로서 공감했고, 학과대표로서 책임감을 느껴 대자보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자보 글씨체 논란에 대해선 “글씨체가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은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지만, 내용을 감추려는 의도나 학우를 희롱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중운위에 뜻에 맞춰 본래 글씨체보다 한자씩 공을 들여 1시간 30분 동안 진심을 다해 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글씨체보다 그 안에 담겨있는 진정성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논란이 된 대자보는 현재 철거된 상태다. 대신 본래 대자보가 붙어있던 문과대 304호 강의실엔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부학생회장이 작성한 대자보가 붙어있다.

논란이 된 대자보를 철거하고, 새롭게 붙인 대자보

 

*중앙운영위원회: 총학생회장단과 각 단과대 학생회장 및 자치기구장으로 구성된 상설운영・의결기구. 매주 월요일 학생회관 3층 총학생회실에서 열리며 학생관련 사항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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