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이 얼마 전 막을 내렸다. 결과는 1대 4. 제4국을 제외 한 나머지 대국에서 이세돌 9단 은 알파고에게 승리의 깃발을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인간과 인공지능 , 인공지능과 인간. 이 흥미진진한 대결은 평소엔 바둑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까지 그 결과에 관심을 갖게 했고, 각종 언론과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이세돌에 대한 응원과 함께 “이제 인공지능 이 인간을 넘는 세상이 오는 건가?”하는 식의 우려도 쏟아졌다.

 인공지능의 도전이 순식간에 인간의 인공지능에 대한 도전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 이에 멀지 않은 미래에 수많은 직업이 인공지능에 의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옥스퍼드 마틴스쿨의 보고서에 따르면, 20년 안에 텔레마케터나 스포츠 심판, 회계사 등의 직업이 사라질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직업은 바로 기자이다. 이 보고서는 20년 안에 기자라는 직종이 사라질 가능성을 11%라고 했다. 사실 지금도 기사를 쓰는 로봇이 존재하고, 미국의 LA타임스나 로이터 등은 이미 속보 기사의 일부를 로봇으로 대체했다.

 실제 서울대 연구팀에 서 프로야구 결과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작성한 뒤 설문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사람이 쓴 기사와 로봇이 쓴 기사를 구별하지 못했다고 한다. ‘로봇 저널리즘’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언론이란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하다 보면, 이 같은 로봇 기사의 성행은 또 다른 ‘희롱체’기사의 재생산만 불러일으킬 것이란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속도에만 치우친 기사.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없이 인터넷 반응을 보고 쓴 기사. 그 속엔 진실이 아닌 ‘조회수’만 담겨 있는 기사 . 이는 언론전체의 신뢰도만 저하시킬 뿐이다. 물론 속도와 조회수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상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 고 공정한 시선으로 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언론이 해야할 역할이다. 분명 이런 역할은 사람만이 수행해낼 수 있을 것이다.

<건대신문>은 올해부터 “당신을 듣다. 진실을 말하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는 학보사로써 <건대신문>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고, ‘공정으로서의 정의’를 실천하고자 하는 <건대신문> 기자들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 건대신문은 인공지능도 쓸 수 있는 기사 생산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속에 담긴 진실까지 전하는, 그런 기사를 만드는 것이 건대 신문이 기사 쓰는 로봇에 이길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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