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리는 ‘가만히 있다간 가마니 된다’는 유치한 농담을 하곤 한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 될까?

예로부터 어른들은 아이들이 자신의 말에 토 달지 않고, 그저 시키는 대로 따라주길 바랬던 것 같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었고, 소통의 시대라고 불리는 지금도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시키는 대로’ 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들은 침몰하는 배 안에서도 “가만히 있어라”는 말에 가만히 있었다. 결국 물 밖 세상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야 했다.

지난 2016 상반기 전체 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는 ‘큐더펠릭스’라는 성소수자 동아리가 중앙동아리 가입에 실패했다. 향후 계획의 부족, 익명 명단에 대한 악용 우려 등이 그 이유였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려 노력하고, 계속해서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멋졌다. 그들은 <건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점차 신장시키려 할 것 ”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서울대학교에선 총학생회장의 커밍아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가만히 있어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또 그랬다면 더 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세상을 바랬던 그의 용기는 그녀를 가만히 있게 하지 않고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저항’을 하게 했다.

이젠 제20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에서는 자신들의 후보에 투표해달라며 피 튀기는 선거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당별 공약도 가지각색이다. 투표는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서울 신촌의 연세로에서 2030 유권자 행동이라는 집회가 열렸다. 전체 유권자 중 20대의 비율은 15.95%.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가장 핵심은 청년층”이라며 “투표율이 대체로 낮은 편인데, 이들의 투표율이 높다면 선거에서 그만큼 파괴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청년 여러 분의 미래를 장년층과 노년층에게만 맡기지 마시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굳이 비유하자면, 20대 또한 ‘소수자’일 뿐이다. 소수자의 의견이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선 끊임없이 요구하는 방법 뿐이다. 그리고 투표로 우리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다간 가마니가 되는 법이다. 꼭 투표장으로 향해 우리의 권리를 누리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우리 손으로 변화시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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