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북서부, 아타카마 사막에 각기 다른 이유로 세 부류의 사람들이 모인다. 천체물리학자와 고고학자 그리고 ‘손에 삽을 쥔 여인들’이다. 파트리시오 구스만 감독은 천체물리학과 고고학의 교차점에서 손에 삽을 쥐고 ‘칼슘’을 찾아야만 하는 여인들의 슬픔을 선명하면서도 처절하게 노래하고 있다.

《빛을 향한 노스탤지어》의 공간적 배경인 아타카마 사막은 지구상 가장 건조한 곳이다. 습기가적은 대기는 가장 날 것 그대로의 빛을 천체물리학자들에게 선물하고, 건조한 대지는 인류가 남긴 유산들을 고스란히 보관해 고고학자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두 탐구자들 모두 이곳에서 가장 진실한 *‘과거’를 찾는다. 천체물리학자들은 이렇게 적게는 수억 년, 많게는 수백억 년의 과거 빛들을 분석해 ‘숨겨진 진실’을 찾고자한다. 고고학자들도 마찬가지 이다. 이들은 과거 인류의 흔적들을 통해 그때 사건들을 규명하고자한다. 고고학자와 천체물리학자 모두 ‘숨겨진 진실’을 찾는다는 교차점이 있다.

이렇게 과거의 흔적을 이정표삼아 감춰진 진실을 찾기 위해 사막을 찾은 사람들이 또 있다 - 손에삽을 쥔 여인들. 이들은 칠레의 악명 높은 독재자 피토체트 체제 아래, 학살당한 사람들의 가족이다. 학살당한 이들의 시체는 많은 수가 아타카마 사막에 유기됐다. 때문에 유가족들은 가족을 찾기 위해 슬픔을 이겨내고 손에 삽을 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부는 사실을 감추기 급급했고, 여인들은 분노와 좌절을 겪으며 ‘내 가족’과 ‘진실’을 찾고 있노라 고백한다. 노스탤지어,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 또는 지나간 시대를 그리워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움’은 세 부류의 사람들을 사막으로 이끌었고, 이들은 ‘진실’을 찾고 있다. 손에 삽을 쥐어야만 했던 여인들은 우리의 숨겨진 근원을 찾는 일만큼이나 철저하게 당위적이다.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고,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는 감독의 메시지는 이 영화를 ‘걸작’으로 만들기 충분하다.

*가장 가까운 항성인 태양의 빛조차 지구에 이르기까지 8분이 걸린다. 즉, 우리가 지금 보는 태양은 8분전의 과거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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