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춥고 시끌시끌했던 지난 2012년 겨울, 차기 대통령 후보들의 대권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한창이었을 때이다.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는 당시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을 내더니, 곧 대권에 도전한다는 기사가 막 쏟아졌다. 물론 곧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했지만, 난 당시 안철수 후보의 한마디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

우리는 이야기 할 때 종종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말이야”라는 말을 쓰곤 한다. 그럼에도 그땐 ‘상식이 통한다’는 말의 의미를 체감하지 못했다. 그 상식이 무엇이며,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란 선뜻 생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문사 기자 일을 하며, 사회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사회를 체감하면서 ‘상식적인 일’의 의미에 대해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CEO가 피해자에게 거듭 사과했다” 옥시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피해자 측과의 면담 결과에 대한 공지의 내용이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면담 후 기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의 말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 와서 피해자들 앞에서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곧 우리나라 국민들의분노와 불신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옥시’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상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렇게 상식적인 행동을 하지 않은 것일까? 그리고 결국 자신들을 나쁜 길로 빠지도록 가만히 있었던 것일까? 단지 ‘소비자들을 무시해서’였을까? 아니면 그들은 단지 몰상식한 집단이었을 뿐일까?

물론 상식을 절대적인 것이라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상식적이지 않은 생각에서 더 나은 방향의 생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길을 가다 옷을 벗고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일을칭찬하진 않는다. 또한 화가 난다고 동물을 때려 죽이는 것도 더 나은 방향을 위한 몰상식한 행동이라 말하진 않을 것이다. 상식 외의 일은 곧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는 것은 또 하나의 상식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는 비단 ‘옥시’ 뿐만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을지도 모른다. 해서 지금 <건대신문>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 그리고 사회에게 질문하고 싶다. 지금 당신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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