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항쟁기념사업회, “현시대에 필요한 민주화의 목소리 사회에 전달할 것”

 

김정주 한양대 경제학 교수가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 · 정두용 기자)

 지난 달 28일, 해봉부동산학관에서 우리대학 민주동문회 ‘청년건대’ 주관, ‘애학투련 건대항쟁 30주년 준비위원회’ 주최로 건대항쟁 3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학술심포지엄 3부에선 ‘애학투련 건대항쟁 기념사업회(기념사업회)’의 발기인 대회도 가졌다. 그간 건대항쟁의 기념행사는 주로 청년건대가 주도해 진행했지만, 기념사업회의 발족으로 다른 대학 출신의 사람들의 활동도 가능해졌다.

 학술심포지엄은 건대항쟁의 운동사적인 조망과 평가를 내리며, 현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리는 등의 목적으로 열렸다. 주제는 △80년대를 말하다 △운동권을 말하다 △과거와 현재로 나눠 진행됐다. 각 세션(Session)별로 △김정주 한양대 경제학 교수 △홍성민 동아대 정치학 교수 △이창언 한국방통대 사회학 교수 △김정한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HK교수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 등 다양한 학문의 석학들이 준비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들은 다양한 관점으로 건대항쟁을 재조명하며, 학생운동의 의의를 설명했다.

 특히, 김정주 교수는 한국경제의 구조변화와 학생운동의 현재적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민주화는 여전히 미완 상대로 남아 있고, 80년대 학생운동이 쟁취하고자 했던 변혁적 목표들 또한 미완의 과제”라며 “많은 대중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와 재벌의 대자본의 이해관계를 동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민주화의 시작점은 모든 억압에 맞서 과감히 투쟁했던 80년대 학생운동의 가치를 되짚는 것”이라며 학생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설명했다.

 기념사업회는 16개 대학 민주동문회 및 4개의 추모사업회 소속 150여명이 모여 만든 단체로, 애학투련*의 정신을 계승하여 현대에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발족됐다. 이들은 주로 10.28 건대항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다. 그간 청년건대 소속의 동문들이 비교적 주도적으로 활동을 이끌어 나갔지만, 기념사업회의 발족으로 다른 대학 출신의 사람들도 활동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중기(물리ㆍ87학번) 청년건대 동문회장은 “건대항쟁이 30돌을 맞이한 만큼, 우리대학 뿐만 아니라 항쟁에 참가한 여러 대학과 함께 올해를 기념할 필요도 있다”며 “올해를 단순한 기념식 정도로 끝낼 계획이 아니라 건대항쟁의 이념을 계승해 현대에 필요한 민주화의 목소리를 함께 낼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기념사업회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근(연세대ㆍ85학번) 공동준비위원장은 학술심포지엄을 알리는 인사말에서 “건대항쟁의 기념은 그간 건국대 민주동문회가 주로 진행했지만,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당시 항쟁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며 “앞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건대항쟁의 정신을 계승하고, 우리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당시 구속자 변호인이었던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영상을 통해 축사를 보냈다. 박 시장은 당시를 떠올리며 “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구속돼 이곳저곳 면회 다니기 정말 바빴다”며 “숭고한 투쟁을 통해 민주주의의 틀은 굉장히 공고해 졌다”고 축사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2016년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는 여러분들이 성취한 많은 가치들이 훼손되고 있다”며 “민주주의는 결코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건대항쟁은 1986년 10월 28일 전국 26개 대학 학생 2천여 명이 모여 반외세 자주화, 반독재 민주화, 조국 통일의 구호를 외치며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한 사건으로, 6월 민주항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위를 하던 대학생들은 경찰에 포위돼 5개 건물에서 3박4일(66시간 50분)간 농성을 계속했고, 전두환 정권은 이들을 좌경용공세력으로 몰아붙였다. 정부는 1289명을 구속하였으며, 이 가운데 398명을 기소함으로써, 단일 사건으로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기소자를 기록한 사건이다.

 

*애학투련 : 전국반외세반독재애국학생투쟁연합의 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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